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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은 자수성가 표본이다.
전남 완도에서 태어나 역도를 하다가 골프를 배운 최경주, 제주에서 골프장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보디빌더의 꿈을 키웠던 양용은.
둘다 국내에서 장타자로 유명했고, 국내 무대에서 우승을 한 뒤 생활이 안정되자마자 더 큰 무대로 훌쩍 떠난 모험가들이다. 사는 곳도 같다. 미국 텍사스주 댈러스 이웃사촌이다.
올시즌 둘 사이에 기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성적 엇박자다. 4대 메이저대회와 월드골프챔피언십에 모두 출전할 수 있는 PGA 투어 톱랭커들이지만 같이 잘 친 경우는 손에 꼽을 정도다. 한 명이 선전하면 다른 한 명은 죽을 쑨다.
이번 US오픈에서 양용은은 한국인 역대 최고 성적인 공동 3위를 기록했다. 3, 4라운드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와 챔피언 조에서 우승경쟁을 했다. 매킬로이가 너무 앞서 나가 긴장감은 덜했지만 2009년 PGA챔피언십에서 아시아인 최초 메이저 챔피언에 등극했던 솜씨를 재현했다. 하지만 최경주는 합계 8오버파로 무너지며 컷 탈락, 일찌감치 보따리를 쌌다.
지난달 최경주가 플레이어스챔피언십에서 우승하며 최고 주가를 올렸을 때는 양용은이 컷 탈락 했다.
둘은 선호하는 출전대회도 달랐다.
최경주가 취리히클래식에서 공동 3위를 차지할 때 양용은은 불참했고, 양용은이 혼다클래식에서 준우승 했을 때 최경주 역시 불참해 대회장에 없었다.
올시즌 둘이 한꺼번에 톱10안에 이름을 올린 적은 한번도 없다. 마스터스에서 최경주가 공동 8위, 양용은이 공동 20위를 차지한 것이 유일한 정도다.
그렇다고 올시즌 둘의 부침이 심했던 것도 아니다. 양용은은 11개 대회에서 컷 탈락 4차례, 최경주는 14개 대회에서 컷탈락이 3차례 밖에 없었다.
국내팬들의 바람대로 양용은과 최경주가 챔피언조에서 우승 경쟁을 할 수 있을까. 꿈이 현실이 될 수 있는 가장 가까운 무대는 다음달 열리는 시즌 세 번째 메이저 대회인 브리티시 오픈이다. 3주 가까이 스케줄이 갈린다. 양용은은 7월 1일 개막하는 한일골프 국가대항전인 밀리언야드컵에 출전하기 위해 이번 주말 귀국한다. 최경주는 같은 기간 PGA 투어 AT&T내셔널에 출전할 예정이다. 박재호 기자 jhpark@sportschosun.com
◇양용은-최경주 올시즌 주요대회 성적
=대회=양용은=최경주=
=US오픈=공동 3위=컷 탈락=
=플레이어스챔피언십=컷 탈락=우승=
=취리히클래식=불참=공동 3위
=마스터스=공동 20위=공동 8위=
=캐딜락챔피언십=공동 39위=공동 39위=
=혼다클래식=준우승=불참=
=매치플레이챔피언십=공동 5위(8강)=공동 17위(32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