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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류동혁 기자] 예상대로다. 다니엘 레비 회장이 손흥민(32·토트넘)의 이적료를 포기할 리가 없다.
즉, 손흥민은 2025년 6월까지 계약을 1년 연장, 2026년 여름까지 토트넘 소속이다. 팀을 옮기기 위해서는 토트넘의 이적료 합의가 있어야 한다.
한 가지 의문이 든다. 해리 케인의 바이에른 뮌헨 이적 당시, 토트넘은 필사적으로 재계약 오퍼를 제시했다. 계약 만료 1년을 남긴 시점이었다. 우승을 간절히 원하는 해리 케인. 토트넘은 그의 요구 조건을 충족시킬 수 없었다. 레비 회장의 철학은 극도의 '효율성'이다. 잠재력 높은 신예들을 데려와서 몸값을 극대화하고 그 과정에서 우승을 하는 것이 최상의 시나리오. 하지만, 케인은 토트넘의 이런 정책은 항상 불만이었다. 최상의 전력으로 우승을 원했다. 충돌이 생겼다. 케인을 설득시킬 수 없었던 토트넘이다. 재계약 오퍼도 소용없었다. 결국 레비 회장은 바이에른 뮌헨과 밀당을 통해 이적료를 극대화시켰다. 당시 이적료는 약 1억1000만 유로(약 1600억원)이었다.
그런데, 손흥민은 보스만 룰까지 적용했다. 보스만 룰은 계약이 6개월 남은 시점에서 소속팀이 계약조건을 발동시키지 않으면, 타 팀과 사전 계약을 맺을 수 있는 선수의 권리다.
만약, 토트넘이 손흥민의 가치를 높게 평가했다면, 당연히 1년 연장 옵션은 6개월 전에 발동시켰어야 했다. 그런데, 토트넘은 '간'을 봤다.
손흥민의 가치를 시장에서 확인하는 절차였다. 결국 1년 연장 옵션을 1월1일까지 공식 발표하지 않았다. 당연히, 여전히 PL 최상급 윙어의 기량과 마케팅 파워를 가진 손흥민에게 바르셀로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AT 마드리드, 바이에른 뮌헨 등이 관심을 보였다. 특히 재정난에 시달린 바르셀로나는 완전한 FA로 풀린 선수들을 상대적으로 저렴한 몸값에 영입하기 위해 손흥민의 영입에 적극적이었다.
스페인 엘 나시오날은 지난 7일 '손흥민과 바르셀로나는 윈-윈이다. 손흥민은 챔피언스리그에서 뛸 수 있는 기회가 생겼고, 바르셀로나는 강력한 윙 자원 확보와 함께, 재정난을 타개할 수 있는 파워를 얻을 수 있다'고 했다.
문제는, 토트넘 레비 회장이 이같은 사태를 좌시할 가능성은 제로에 수렴한다는 점이었다. 한마디로 손흥민이라는 '상품'을 일단 보스만 룰을 통해 '시장'에 내놓으면서 확인하는 절차를 거쳤고, 이 확인이 끝나자 예정대로 1년 연장 옵션을 공식 발표했다.
통상적으로 팀의 레전드이자 필요한 선수를 재계약 6개월 전까지 1년 연장 옵션마저 발동하지 않는다면 것은 상식적이지 않다.
냉정하게 보면, 토트넘은 손흥민을 이번 겨울 이적시장, 여름 이적시장 뿐만 아니라 내년 겨울 이적시장에서 팔 수 있는 기회를 확보했다. 토트넘홋스퍼 뉴스는 지난 달 '1년 연장 옵션 발동 이후 2년 계약을 할 가능성이 있다'고 했지만, 현실 가능성은 희박하다. 오히려 레비 회장의 '짠돌이' 성향을 볼 때 손흥민의 가치를 극대화하기 위해 '쇼 케이스'를 열었고, 그 가치를 확인 한 뒤 손흥민의 이적을 위한 시간을 벌었다는 해석이 더 논리적이다.
손흥민도 토트넘의 이같은 태도를 알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 토트넘의 '간보기'에 대한 대응으로 바르셀로나 데쿠 디렉터와 물밑 접촉을 했을 공산이 높다.
일단 손흥민의 이적설은 수면 아래로 내려간 상태다. 하지만, 토트넘과 손흥민의 계약에 대한 '본 경기'는 지금부터다. 토트넘이 명확한 태도를 취하지 않는 한, 손흥민의 다음 거취에 대한 이적설은 앞으로 계속 나올 가능성이 농후하다. 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