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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눈물을 지우기 위한 준비는 마쳤다.
올 시즌 38경기에서 전북은 단 10승(12무16패)을 얻는 데 그쳤다. 49득점을 했으나 59실점을 했다. 경기당 평균으로 따지만 1.29골을 넣은 반면, 1.55골을 내줬다. 전통적인 팀 컬러였던 '닥공'은 사라지고, 수비에서의 문제가 도드라졌다. 이런 가운데 베테랑 윙백 김진수는 FC서울 이적 임박<스포츠조선 12월 19일 단독 보도> 소식이 들린다.
2024년 전북이 보여준 문제점은 복합적이었다.
김두현 전 감독과 결별한 전북이 차기 사령탑으로 국내 감독이 아닌 포옛 감독을 데려온 건 이런 분위기를 일신하고자 하는 의도가 깔려 있다고 볼 수 있다. 잉글랜드에서 수석코치, 감독을 지내며 착실하게 커리어를 쌓았고, 이후 그리스, 스페인, 우루과이 리그를 경험하면서 다양한 축구를 경험한 그가 옅어진 전북의 색깔을 다시 확고하게 만들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을 갖고 있다. 전북이 포옛 감독 외에도 마우리시오 타리코 수석코치를 비롯해 불가리스 파나요티스 피치컬 코치에 아들이자 분석 코치인 디에고까지 품은 것은 색깔 입히기를 전폭적으로 지원한다는 의미로 해석할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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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의 내년 첫 경기는 2월 13일(한국시각) 태국 방콕 BG스타디움에서 열리는 포트FC와의 아시아챔피언스리그2 16강 1차전이다. 이전까지 40일 남짓 기간 동안 팀 파악 및 기본적인 전술을 수립해야 한다. 주어진 시간이 결코 많다고 보긴 어렵다.
하지만 단기간에 성과를 보여 줘야 한다는 부담감이 만만치 않다. 그동안 쌓아온 경력과 한때 대한민국 국가대표팀 사령탑 후보로 거론됐다는 이름값이 더해져 그를 바라보는 기대치는 높을 수밖에 없다. 승강 플레이오프를 통해 생존하면서 자존심이 구겨질 대로 구겨진 전북이기에 반등을 위해서라도 첫판에서 성과를 내야 한다는 부담감이 만만치 않다.
포옛 감독이 초점을 맞출 포인트는 조직력과 팀워크 강화가 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시즌 드러난 전술적 문제점과 공수 안정감 부재를 탈피하기 위해선 팀 스피릿을 끌어 올리는 게 첫 번째 목표가 될 수밖에 없다. 이를 위해 동계 훈련 기간 소통에 중점을 두고 선수단 문화를 재정립하는 작업부터 시작할 가능성이 높다. 다수의 팀을 지도하면서 쌓은 경험이 자산이 될 전망. 이 과정에서 선수들이 포옛 감독의 소통법과 철학에 얼마나 공감하느냐가 성공을 앞당기는 요소가 될 것으로 보인다.
진행 중인 이적시장에서 전북이 포옛 감독을 어느 정도 지원하느냐도 관건.
여러 설이 돌고 있으나 구체적으로 윤곽이 드러난 보강은 없는 전북이다. 그동안 포옛 감독 선임에 초점이 맞춰졌다면, 이젠 지난 시즌 드러난 문제점을 보완하면서도 새 감독이 추구하는 전술적 색깔에 맞는 선수를 선별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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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전북의 시선은 중장기적 관점에서 팀을 재건하는 쪽에 맞춰져 있다고 볼 수 있다. 포옛 감독에겐 단기간에 성과를 만드는 것 뿐만 아니라 유망한 젊은 선수들을 발굴해 기대에 못 미치는 것으로 평가됐던 세대 교체까지 이뤄내야 하는 셈. 이 과정에서 전북이 어느 정도의 투자를 실행하고 인내심을 보여주느냐에 성패가 달려 있다.
팬심도 포옛 감독의 성공에 중요한 열쇠가 될 수 있다. 지난 시즌 표류와 부진에 자부심이 무너질 대로 무너진 전북 팬덤이다. 하지만 K리그를 호령하던 시기에 피치에 누구보다 큰 함성을 보낸 것도 전북 팬덤이었다. 동계 훈련을 거쳐 틀을 짤 포옛 감독의 축구가 과연 이런 전북 팬들에게 얼마나 매력적으로 다가갈 수 있을지도 주목해 볼 만하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