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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이원만 기자] 토트넘 홋스퍼의 무례함이 도를 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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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 개인 기록도 압도적이다. 지난 시즌부터 팀의 '캡틴'을 맡은 손흥민은 2021~2022시즌에는 아시아 선수 최초로 EPL 득점왕을 차지했고, 지난 16라운드 사우샘프턴전에서는 1골-2도움을 기록하며 역대 토트넘 구단 개인 최다 도움 신기록(68개)을 달성했다. 전형적인 '팀 레전드'의 행보를 이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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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초 대다수 영국 현지 매체는 지난 시즌 말미부터 손흥민과 토트넘의 계약 관계를 주목해왔다. 이들 매체 대부분이 '토트넘이 2024~2025시즌이 들어가기 전에 손흥민에게 계약 연장을 제시할 것'으로 전망했다. 손흥민급의 기록과 커리어를 쌓아온 선수에게 보통의 빅클럽들이 대우하는 방식을 근거로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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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은 결국 30대에 접어든 손흥민의 피지컬과 기량이 점점 하락세에 접어들 것이라고 판단했다. 그래서 손흥민에게 계약 연장을 제시하지 않았다. 대신 기존 계약에 걸려있던 '1년 연장옵션'을 발동하려 한다.
영국 기브 미 스포츠는 23일(한국시각) 손흥민의 계약문제에 대해 유럽 이적시장 전문가인 파브리시오 로마노가 밝힌 내용을 독점공개했다. 로마노는 '토트넘이 1년 연장 조항을 발동해 2026년까지 손흥민을 잔류시킬 것으로 여전히 예상되고 있다. 이 부분이 항상 중요하기 때문에 지난 10월부터 공식적인 조치를 기다리고 있는 게 토트넘 내부의 분위기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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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각에서는 이를 '토트넘 종신계약'의 시발점으로 보기도 한다.
계약을 1년 연장해 2026년 여름까지 협상할 시간을 번 뒤 차분하게 2~3년 다년 계약에 관한 합의를 이끌어낸다는 것. 2년 재계약에 합의하면 2028년 여름까지다. 손흥민이 만 36세가 된다. 기간이 3년으로 늘면 이면 만 37세에 계약이 종료된다. 손흥민이 자연스럽게 30대 중후반까지 토트넘에서 뛰다가 현역 생활을 마무리할 수 있다는 시나리오다.
하지만 이 시나리오에는 매우 굴욕적인 상황이 포함돼 있다. 2년이든 3년이든 손흥민이 토트넘으로부터 재계약을 받아내려면 결국 1년 연장시즌인 2025~2026시즌에 자신의 가치를 증명해야 한다는 것이다. 토트넘이 철저히 '갑'의 입장이다. 손흥민의 2025~2026시즌 활약이 성에 차지 않거나 혹여라도 부상을 입게되면 토트넘은 가차없이 팔아버릴 게 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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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토트넘은 추가적인 비용 지출 없이 현재 주급을 동결하며 1년 계약을 연장할 수 있고, 다음 시즌에는 느긋하게 손흥민을 테스트하며 재계약 여부를 결정하게 된다. 모든 주도권이 손흥민이 아닌 토트넘에게 있다. 손흥민의 기량이 재계약 기준점에 못 미치면 이적료를 받고 팔아치우려는 시도를 언제든 할 수 있다. 토트넘에게 손흥민은 처음부터 끝까지 '상품'이자 '용병'이을 뿐이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