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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FC의 뒤늦은 정성이 일단은 통했다. 홈구장을 되찾았다.
아시아축구연맹(AFC)이 칼을 빼들었다. 10월 22일 광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릴 예정이던 조호르 다룰 탁짐(말레이시아)과의 3차전을 승인하지 않았다. 결국 광주는 홈에서 300여㎞ 떨어진 경기도 용인에서 경기를 치르게 됐다. 원정과 같은 홈경기였다.
광주는 올 시즌 내내 논두렁밭두렁 잔디로 홍역을 앓았다. 이 감독이 "광주보다 잔디가 나쁜 곳은 없다"며 분노한 이유다.
광주는 ACLE와 K리그 경기를 각기 다른 곳에서 치르고 있다. ACLE는 광주월드컵경기장, K리그는 광주축구전용구장에서 한다. 두 곳 모두 잔디 상태가 좋지 않은 것은 동일하다. 그동안 이 감독을 비롯해 광주에서 경기를 치른 감독들이 너나할 것 없이 잔디 문제를 거론한 이유다. 이 감독은 "마음이 아프다. 선수 보기도 안쓰럽다. 성적이 좋지 않으면 감독이 책임을 진다. 잔디나 경기장 환경이 좋지 않으면 관리 주체가 책임을 진다. 시민구단은 4년 주기로 바뀐다. 그럼 또 바뀌고 나서 얼렁뚱땅, 잠시 그때만 모면하고자 한다. '올해 잘하면 내년 바꿔줄게'라고 한다. 먼저 해준 뒤에 감독에게 책임을 물으면 된다"고 말했을 정도다.
광주시는 뒤늦게나마 광주월드컵경기장과 함께 광주축구전용구장도 보식을 진행했다. 광주는 24일 광주축구전용구장에서 전북 현대와 올 시즌 리그 최종전을 치른다. 광주는 시즌 마지막 경기에서 어쩌면 최고 상태의 잔디로 경기를 치를 수 있게 됐다.
잔디는 생물이다. 한 번의 보식과 보수만으로 최고의 상태를 유지할 수는 없다. 지속적인 관심이 필요한 이유다. 김가을 기자 epi17@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