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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니 정부, 신 감독에 교통 체증 피하는 경광등 차량·'1호 골든비자' 제공
28일 인도네시아 대표팀 사정에 정통한 현지 축구 기자들과 현지 교민사회에 따르면 신 감독의 국민적 인기는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인도네시아는 북중미 월드컵 3차 예선에서 일본, 호주, 사우디아라비아 등 강호들과 C조로 묶여 4경기를 치른 현재까지 3무 1패로 분투했다. 순위는 6개국 중 5위(승점 3).
속단하기는 이르지만 조 2위까지 주는 본선행 직행 티켓은 사실상 확보가 어려워졌다.
4위 안에 들어 패자부활전 성격의 4차 예선에 진출하는 게 인도네시아가 바랄 수 있는 최선이다.
하지만 신 감독은 여전히 선수단 안팎에서 확실한 지지를 받는다.
지난 4년 동안 대표팀을 이끌면서 사상 첫 아시안컵 16강 진출 등 각종 대회에서 확실한 성과를 냈고, 기량 면에서도 인도네시아 축구를 한 단계 성장시켰다는 걸 팬들이 인정하기 때문이다.
인도네시아 축구의 위상을 확 끌어 올려준 신 감독에 대한 현지인들의 존경과 애정은 '신적인 수준'이다.
그의 성인 '신'이 한국어로 '神'과 동일한 발음이라는 걸 인도네시아 축구 팬이라면 누구나 알 정도다.
최근 휴가차 귀국한 신 감독도 연합뉴스와 만난 자리에서 변함없는 사랑을 받고 있다며 현지 팬들에게 감사해했다.
정부의 지원도 확실하다. 자카르타 도심 고급 아파트와 함께 고급 승용차까지 여러 대 제공한다.
신 감독은 "교통 체증이 심한 도로를 지나갈 때면 사용할 수 있도록 경광등도 붙어있다"며 웃었다.
연간 최고 이용료가 약 5천만원에 달하는 전국 골프장을 무료로 사용할 수 있는 것도 내외국인을 통틀어서 신 감독만 누리는 특혜다.
인도네시아가 외국 투자 유치 등을 목적으로 마련한 골든비자(A-1 비자)의 1호 수혜자가 바로 신 감독이다.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은 최초로 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 진출 신화를 일군 신 감독에게 지난 7월 26일 골든비자를 직접 선물했다.
인도네시아에 거액을 투자하는 소수 외국인에게만 제공하는 이 비자를 소지하면 최장 10년간 체류하며 입출국과 토지거래, 사업 인허가 등에서 내국인과 동일한 혜택을 받는다.
신 감독은 지난 6월 3년 연장 계약을 체결하면서 연봉도 크게 올랐다.
그는 "비밀 유지 조항 때문에 구체적인 액수는 밝힐 수 없으나 매우 만족한다"고 말했다.
신 감독의 인스타그램 팔로워는 443만7천여명이다. 이중 상당수가 올해 급증한 것이다.
신 감독은 지난 5월 23세 이하(U-23) 대표팀을 이끌고 2024 파리 올림픽 본선 진출 직전까지 갔다.
마지막 기니와의 플레이오프에서 0-1로 패하면서 본선 진출이 좌절됐다.
당시 신 감독은 판정에 항의하다가 퇴장당했고, 이 장면이 신 감독을 향한 뜨거운 '팬심'을 더욱 키웠다.
신 감독은 "페널티지역 바깥에서 이뤄진 전반 반칙에 주심이 페널티킥을 선언해 실점한 것도 억울한 데 후반에 볼만 건드린 태클을 문제 삼아 또다시 페널티킥을 선언하자 분노가 폭발했다"고 했다.
이어 "프랑스인 주심이 자국의 식민지였던 기니 선수들과 경기 내내 프랑스어로 대화할 때 의심된 불공정 판정이 현실화하자 순간적으로 자제력을 상실했다"고 돌아봤다.
신 감독의 '거센 항의'를 팬들은 인도네시아 축구를 위한 '열정'으로 받아들였다.
인도네시아 팬들의 응원과 지지는 폭발적으로 늘어났고, 인스타그램 구독자는 단기간에 100만명이 늘었다.
신 감독은 연합뉴스에 인도네시아를 맡게 된 '비화'도 전했다.
당시 신 감독을 향해 중국 축구계가 거액을 제시하며 대표팀 감독직을 제의했다고 한다.
그러나 평소 친하게 지내던 국내 최대 호텔·리조트 기업 대명소노 서준혁 회장의 권유로 인도네시아에 진출했다고 한다. 서 회장은 2020년부터 매년 50만 달러를 지원하고 있다.
신 감독은 지난 2021년 3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합병증으로 갑자기 귀국하고서 치료 받아 양국 팬들의 걱정 어린 시선을 받았다.
이후 더욱 열정적으로 일해왔으나 건강에는 문제가 전혀 없다고 한다.
신 감독은 "좋아하던 술을 완전히 끊고, 주말 골프 등으로 몸 관리를 한 덕에 매우 건강하다. 30년째 챙겨 먹고 있는 홍삼의 도움도 컸던 것 같다"고 말했다.
ahs@yna.co.kr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