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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국가대표 못뽑힐까봐 걱정했는데…."
백승호는 올 시즌을 잉글랜드 3부인 '리그원'에서 출발했다. 버밍엄은 지난 2023~2024시즌 챔피언십에서 두 차례에 걸친 '감독 리스크'를 이겨내지 못하고 24개팀 중 22위에 머무르며 결국 3부로 강등됐다. 시즌 초엔 수뇌부에서 갑작스럽게 감독을 교체했고, 지난 1월 백승호 영입에 적극적으로 관여했던 토니 모브레이 전 감독이 단 8경기를 이끌고 치료를 받기 위해 자리를 비웠다. 버밍엄은 임시 감독 체제에서 반등에 실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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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버밍엄은 200만파운드의 유혹에 넘어가지 않았다. 버밍엄은 지난해 7월 미국 자본(셸비 컴패니스 리미티드)에 인수됐다. 미국 슈퍼볼 스타 톰 브래디가 지분을 일부 인수했다. 경영진은 팀이 3부로 강등된 이후 과감한 투자를 단행했다. EPL 클럽 풀럼 소속 공격수 제이 스탠스필드 영입에 무려 1500만파운드(추정)를 쏟아부었다. 2019년 선덜랜드가 위건에서 뛰던 윌 그릭을 영입할 때 들인 400만파운드를 훌쩍 뛰어넘는 잉글랜드 3부리그 이적료 신기록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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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월 새롭게 선임한 크리스 데이비스 감독도 백승호를 핵심 미드필더로 간주해 개막 후 모두 선발투입했다. 감독의 총애를 받는다는 건 고무적인 일이다. 백승호 영입에 실패한 리즈는 일본 출신 다나카 아오를 영입했다. 이 과정을 지켜본 텔레그래프의 마이크 맥그레스는 풋볼리그월드를 통해 "내가 이번 이적시장에서 가장 놀란 선수는 백승호였다"라며 "그가 지금까지 리그원에서 보여준 경기력은 이 수준을 훨씬 넘는다. 챔피언십 팀에도 쉽게 들어갈 수 있다. 솔직히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서도 뛸 수 있다. 그래서 그의 잔류가 놀랍다"고 했다.
백승호는 잔류에 이어 재계약까지 맺으며, 버밍엄에서 향후 커리어를 이어가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단순히 계약기간만 늘린 것은 아니다. 버밍엄은 구단 최고 수준의 연봉으로 상향 제시해 합의를 끌어낸 것으로 전해졌다. 잉글랜드 리그원(3부)에서 가장 재정이 탄탄한 것으로 알려진 버밍엄의 고액 연봉자는 리그 내 톱 수준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버밍엄이 백승호를 얼마나 높이 평가하는지를 엿볼 수 있는 대목. 정해진 이적료를 제시하는 구단이 나올 경우 협상없이 이적할 수 있는 바이아웃도 설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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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유가 한가지 더 있다. 백승호는 버밍엄의 '블루스 TV'에 출연해 "버밍엄 강등은 내 가족도 함께 슬퍼한 일이다. 3부리그 선수가 되면 국가대표팀에 차출되기 어려울 수도 있다. 상황이 정말 걱정됐다"고 말했다. 하지만 우려와 달리, 백승호는 10월 요르단, 이라크와의 2026년 북중미월드컵 아시아 3차예선 3, 4차전에 나설 홍명보호 승선에 성공했다. 백승호는 "국가대표 차출은 클럽과 코칭 스태프, 팀 동료 덕분이다. 그들은 저를 더 나은 선수로 만들어준다. 더 쉬운 플레이를 위해 도움을 주더라. 국가대표 차출은 모두 버밍엄 덕"이라고 미소지었다.
백승호는 FC바르셀로나 유스 시절이던 2013년 국제축구연맹(FIFA)으로부터 3년간의 공식대회 출전 정지 징계를 받았고, 2021년 전북 입단 과정에선 불필요한 합의서 논란에 휘말리는 등 우여곡절을 겪었다. 중요 국제대회를 앞두고는 번번이 부상을 당하기도 했다. 지난해 항저우아시안게임 금메달로 커리어 반등을 이뤄냈고 유럽 무대에도 재진출한 백승호는 천천히 과정을 밟겠다는 생각이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