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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N은 왜 '새까만 후배' 양민혁에게 '경고(Warning)' 했나

한동훈 기자

기사입력 2024-08-15 11:40


SON은 왜 '새까만 후배' 양민혁에게 '경고(Warning)' 했나
토트넘 홋스퍼와 팀 K리그의 친선경기가 3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렸다. 팀 K리그 양민혁과 토트넘 손흥민이 인사를 나누고 있다. 상암=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 /2024.07.31/

SON은 왜 '새까만 후배' 양민혁에게 '경고(Warning)' 했나
토트넘 홋스퍼와 팀 K리그의 친선경기가 3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렸다. 경기 종료 후 양민혁이 토트넘 코치와 인사를 나누고 있다. 상암=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 /2024.07.31/

[스포츠조선 한동훈 기자] 손흥민(토트넘)이 '까마득한 후배' 양민혁에게 냉정한 경고 메시지를 던졌다. 손흥민은 양민혁을 도와줘야 할 후배이면서 동시에 자리 하나를 두고 싸울 경쟁자로 본 것이다.

손흥민은 미국 매체 '맨인블레이저스'와 인터뷰를 통해 양민혁에게 충고했다. 손흥민은 프리미어리그는 쉽지 않으며 순순히 자신의 자리를 내줄 생각은 없다고 했다. 손흥민은 '경고(warning)'라는 표현을 직접 사용했다.

흔히 볼 수 있는 '따뜻한 말'은 아니었다. 인간적인 정을 중요하게 여기는 한국인 정서로 보면 다소 이례적이라고 할 수 있다.

손흥민과 양민혁은 나란히 비교하기 불가능할 정도로 경력 차이가 크다. 손흥민은 1992년에 태어나 2010년 프로에 데뷔했다. 2015년 토트넘과 계약하며 프리미어리그에 입성했다. 2006년생 양민혁은 2024년 프로 무대를 밟았다. 2025년 1월 토트넘에 정식 합류할 예정이다. 프로 커리어는 14년, 토트넘 입단은 10년 차이가 난다.

영국 매체 'TBR풋볼'도 손흥민의 발언에 주목했다. TBR풋볼은 '양민혁은 엄청난 잠재력을 지녔지만, 손흥민은 양민혁에게 이적은 어려운 일이라고 경고했다. 실제로 손흥민은 공격수로서도 힘든 시기가 있을 것이라고 말하며, 양민혁이 토트넘에서 성공하려면 정말 열심히 노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고 표현했다.

손흥민은 "힘들다. 프리미어리그는 전혀 쉽지 않다고 말해줘야 할 것 같다. 피지컬은 물론 언어, 문화까지 준비해서 적응해야 한다. 가족과 떨어져서 모든 것이 완벽해야 최고의 선수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손흥민은 "겁을 주려는 게 아니다. 양민혁에게 도움이 될 경고를 주고 싶다. 현실적인 경고"라며 정신을 바짝 차려야 한다고 지적했다.

손흥민은 "K리그에서 잘하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여기에는 매일 기회를 잡고 자리를 차지하려는 어린 선수들이 많다. 양민혁이 그 세대에서 최고의 선수로 거듭나도록 돕겠지만, 내 자리를 100% 물려줄 생각도 없다"고 힘주어 말했다.


SON은 왜 '새까만 후배' 양민혁에게 '경고(Warning)' 했나
토트넘 홋스퍼와 팀 K리그의 친선경기가 3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렸다. 팀 K리그 양민혁이 돌파를 시도하고 있다. 상암=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 /2024.07.31/

SON은 왜 '새까만 후배' 양민혁에게 '경고(Warning)' 했나
토트넘 홋스퍼와 바이에른 뮌헨의 친선경기가 3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렸다. 토트넘 손흥민이 슈팅을 하고 있다. 상암=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 /2024.08.03/

아직 10대인 양민혁을 향해 보듬어주는 말이 없어서 냉정하게 보이지만 따지고 보면 틀린 말은 하나도 없다.

전 세계 특급 유망주들이 모이는 곳이 프리미어리그다. 거기서 날고 긴다는 선수들이 살아남아 1군에 데뷔하며 거기에서도 또 도태되는 선수들이 대부분이다. 양민혁은 토트넘이 손흥민 이후를 대비해 가능성을 보고 영입한 여러 유망주들 중 한 명일 뿐이다. 토트넘은 양민혁 외에도 자팀 유스 출신 마이키 무어와 프로 계약을 체결했고 윙어 포지션에 또 다른 선수를 추가 영입할 계획이라고 전해졌다.

프로의 세계는 경쟁하는 곳이며 나이가 찼다고 스스로 물러날 선수는 극히 드물다. 손흥민은 양민혁을 자신의 자리를 위협할 경쟁자로 인정했다고 볼 수 있다. 다만 '양민혁을 환영하고 훌륭하게 성장해서 내 자리를 양민혁이 잇기를 희망한다. 하지만 프리미어리그는 생갭다 치열한 곳이며 상상 이상의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는 정도로 기대와 칭찬을 먼저 보여준 뒤 애정어린 경고를 뒤에 이었다면 한결 부드럽게 느껴질 수 있다.


한동훈 기자 dhh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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