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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대식 기자]프리미어리그(EPL) 우승을 하고 싶어하는 아스널의 열망을 모르는 것은 아니다. 도가 지나친 발언이 나오고 있다.
맨시티가 토트넘을 상대로 승리를 거둔다면 리그 최종전을 앞두고 승점 88점으로 단독 1위가 된다. 맨시티의 리그 최종전 상대는 웨스트햄 유나이티드다. 웨스트햄은 2015년 9월 이후로 맨시티를 상대로 승리를 해본 적이 없는 팀이다. 2015년 이후로 맨시티와 무승부를 만들어낸 적도 많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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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아스널은 '라이벌' 토트넘이 맨시티에 제동을 걸어주길 바라고 있다. 토트넘 앞에 놓인 건 운명의 장난이다. 토트넘은 패배하거나 무승부를 거둘 경우, 다음 시즌 유럽챔피언스리그(UCL) 진출에 실패한다. 애스톤 빌라가 리버풀과 극적으로 무승부를 거두면서 두 팀의 승점 차이가 5점으로 벌어졌기 때문이다.
토트넘은 반드시 이번 경기에서 맨시티를 제압해야 4위 역전 희망이 리그 최종전까지 이어질 수 있다. 리그 최종전에서 토트넘이 승리하고, 빌라가 패배하는 시나리오만이 현실적이다. 빌라가 무승부를 거두고, 토트넘이 승리하면 승점이 같아지지만 아스널과 맨시티처럼 빌라가 토트넘보다 골득실에서 현격한 우위를 점하고 있어서 뒤집을 가능성은 매우 낮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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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트넘은 이겨야 UCL 진출 희망을 살릴 수 있는데, 맨시티를 제압해주면 '북런던 원수' 아스널을 도와주는 꼴이 된다. 일부 토트넘 팬들은 다음 시즌 UCL에 나가지 못하더라고, 맨시티한테 패배하길 바라고 있다. 아스널의 EPL 우승만큼은 절대로 못 보겠다는 생각이다.
엔제 포스테코글루 토트넘 감독과 선수들은 그런 생각을 전혀 하지 않고 있다. 맨시티전까지 승리해서 승리로서 토트넘 팬들을 기쁘게 만들어주겠다는 의지를 보여주고 있다.
토트넘의 승리 의지에 아스널도 힘을 보태고 있다. 카이 하베르츠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상대로 결승골을 도운 뒤 영국 스카이 스포츠와의 인터뷰에서 "나는 딱 화요일 하루만 토트넘을 가장 많이 응원하는 팬이 될 것이다. 우리 모두가 그렇게 될 것이다"며 라이벌을 넘어서 원수인 토트넘을 응원하겠다고 밝혔다.
하베르츠만 토트넘을 응원한 게 아니다. 심지어 아스널 감독인 미켈 아르테타도 토트넘을 격려했다. 맨유전 후 아르테타 감독은 토트넘이 맨시티에 승리를 거둘 수 있길 기대하는지에 대한 질문에 "토트넘이 그렇게 하길 바란다. 축구에서는 어떤 결과가 나올지 모른다. 우리는 결과가 필요하다"며 토트넘을 격려했다.
하베르츠와 아르테타 감독의 발언은 충분히 이해될 수 있는 발언이다. 토트넘 팬들이 보기에도 불쾌감이 들지 않는 수준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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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언의 맥락은 이렇다. 사회자인 크리스 서튼이 맨시티를 상대로 골을 넣어, 아스널을 기쁘게 해주는 토트넘 선수는 팬들에게 미움을 받을 것이라고 먼저 주장했다. 이에 월콧이 손흥민이라면 다를 수 있다는 식의 발언을 남긴 것이다. 월콧의 생각은 이해되나 이는 손흥민과 토트넘 팬들을 전혀 배려하지 않는 언행이었다.
손흥민은 토트넘을 위해 10년 가까이 뛰면서 구단의 전설이 됐고, 이제는 토트넘을 상징하는 에이스이자 주장이다. 이런 손흥민이 토트넘을 떠나 아스널로 이적한다는 건 손흥민의 충성심을 무시하는 발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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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트넘의 전설이자 주장인 선수가 아스널이 내민 손을 잡아버렸고, 캠벨은 토트넘 팬들 사이에서 역사상 최악의 배신자로 남아있다. 토트넘에 가장 치욕스러운 기분을 가져다준 선수가 됐고, 토트넘 경기장에서 경기를 뛸 때마다 엄청난 야유를 받았다. 손흥민이 토트넘을 떠나 아스널로 간다면 이런 대접을 받게 될 것이라는 걸 모르지 않을텐데 월콧은 토트넘 팬들의 심정을 고려하지 않는 발언을 해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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