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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이현석 기자]결국 위르겐 클린스만 본인의 체면을 지키는 인터뷰였다.
당시 영국의 더선은 '손흥민이 한국의 충격적인 아시안컵 탈락 전 팀 동료와 몸싸움을 벌여 손가락이 탈구됐다. 소식에 따르면 선수단 중 젊은 선수 일부가 탁구를 하기 위해 저녁을 빨리 먹었고, 주장인 손흥민은 팀 결속의 기회인 식사 자리를 일찍 떠나는 것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손흥민이 문제 삼은 후배 중에는 PSG 에이스 이강인도 있었다. 소란이 일어났고, 선수들은 몇 초 동안 식사 장소로 쏟아져 들어왔으며, 이후 흩어졌다. 손흥민은 선수들을 말리는 과정에서 손가락을 심하게 다쳤다'라며 사건을 보도했었다.
사건이 알려지고 이강인은 사과를 통해 대표팀 선배들에게 용서를 구했다. 팬들에게도 사과문을 남겼다. 손흥민도 주장으로서 이강인의 사과를 바로 받아주며 사건은 일단락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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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두 선수가 각자의 소속팀에서 활약하며 사건이 잊혀질 무렵, 클린스만이 해당 사건을 다시 언급하며 선수들의 상처에 소금을 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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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하지만 한국 문화에선 누군가 책임져야 했다. 선수들은 다음 대회에 나가야 해서 코치 차례였다. 2년간 한국어를 배워 제한적이지만 단어를 읽을 수 있었다. 그러나 선수들 사이에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알 수는 없었다. 한국 문화에서는 틀렸더라도 나이 많은 쪽이 항상 옳다는 걸 배웠다"라며 한국 문화에 대해 지적과 함께 자신이 책임지고 물러날 수밖에 없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선수단 관리와 선수들의 갈등 문제들을 해결하는 것이 감독의 역할 중 하나인 점을 고려하면, 클린스만은 사건의 책임을 지기 위해 물러났다기보다는 사건의 원인 중 하나였기에 당연히 팀을 떠나야 했다고 볼 수밖에 없다. 한국 대표팀을 이끌 당시 선수 매니지먼트 능력 만큼은 강점이라고 평가받았던 상황에서 터진 갈등이었기에 그의 무능력을 제대로 보여준 사건이기도 했다. 한국 대표팀을 떠난 이후 곧바로 제자였던 선수들의 상처를 언급한 점도 그의 단면을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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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클린스만은 그럼에도 자신은 한국에서의 경험이 좋았다고 회고했다. 그는 "한국에서의 1년은 경험과 배움에서 모두 환상적이었다. 한국이 월드컵 8강에 올라갈 실력을 갖추고 있는 팀이기 때문에 계속 일하고 싶었다"라고 평가했다.
단순히 성적 부진만이 문제가 아니었다. 이번 인터뷰를 통해 클린스만을 왜 빨리 경질했어야 했는지를 다시 한번 알 수 있었다.
이현석 기자 digh1229@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