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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포항 스틸러스 윙어 정재희(30)는 고질적인 햄스트링 부상을 씻고 2024시즌 화려하게 부활했다. '하나은행 K리그1 2024' 개막 후 6경기에 출전해 팀내 최다 4골을 넣었다. 리그 최고 수준의 빠른 스피드를 장착한 정재희는 주로 후반 조커로 출전해 4골을 모두 후반 추가시간에 작성했다. 평균 36.8분당 1골씩 넣는 놀라운 집중력이다. 정재희가 꼽는 대반등의 비결 중 하나는 '밀가루 프리'다. 정재희는 "지난해 부상으로 포항 경기를 TV로 볼 때 힘들었다. 뭐든 해봐야겠다는 생각에 밀가루 요리, 튀김류, 탄산음료를 끊었더니 지금 효과를 보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일반인도 아니고 프로페셔널 선수가 밀가루 요리를 먹는가?'라고 의아할 수도 있지만, 어릴 적부터 습관적으로 먹던 음식을 단칼에 끊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예로 든 정재희 김영권 홀란, 레반도프스키, 호날두 외에도 자기 관리에 심혈을 기울이는 선수는 셀 수 없이 많다. 요즘 자기 관리는 축구를 구성하는 하나의 요소가 됐다. 일부 선수들은 자신의 몸 상태를 매일 체크한다고 한다. 과거에는 소위 '몸 관리'에 열중하는 선수가 '독종'으로 묘사됐지만, 지금은 몸 관리를 제대로 하지 않는 선수가 프로 의식이 결여됐다는 비판을 받는다. 골키퍼 출신으로 현재 스포츠 IT 기업 큐엠아이티를 운영하는 이상기 대표는 "선수가 경기에 뛰고, 기술을 펼치는 것 모두가 자기관리부터 시작된다"면서 "과거엔 PC방에서 밤을 새우고, 술을 마셔도 경기에 뛸 수 있었다. 하지만 최근엔 공수 전환 속도가 빨라지고 스프린트 횟수가 늘어났다. 이런 추세에 맞춰 몸이 진화하지 않으면 K리그에서 버틸 수가 없다. 단순히 피지컬만 관리해선 안되고 멘털 관리도 신경을 써야 경기장 위에서 폭발력을 발휘할 수 있다"고 했다.
중견 선수, 은퇴를 앞둔 베테랑은 누가 시키지 않아도 알아서 몸을 관리한다. 반면 프로 초년생들은 자기관리 측면에선 사실상 백지 상태다. 같은 팀 선배의 방식을 무작정 따라하는 경우가 많다. 선수 솔루션 프로그램 '플코'를 개발한 이 대표는 "자기관리의 가장 큰 효과는 자각하는 것"이며 개개인 특성에 맞는 방식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