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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전영지 기자]"우리는 별거 아닌 일이라 웃고 농담했는데, 감독님께서 한말씀 하시더라."
그런데 이날 팔머의 미친 활약보다 화제가 된 건 후반 19분, 페널티킥을 둘러싼 해프닝. 이미 4-0으로 앞서나가던 상황, 팔머가 PK를 유도한 직후 볼을 집어들었으나 노니 마두에케와 니콜라스 잭슨이 달려들어 서로 차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세 선수가 서로 차겠다고 나선, 보기 드문 장면. 첼시 주장 코너 갤러거가 마누에케에게 공을 빼앗아 '해트트릭 영웅'이자 팀 키커인 팔머에게 넘기자 이번엔 잭슨이 달려들었다. 팔머가 잭슨을 밀치며 공을 사수했고 갤러거가 상황을 정리, 쟁탈전은 일단락됐다. 캡틴의 호위 아래 '정적'을 제거한 팔머가 언제나처럼 가볍게 PK를 성공시키며 20호골, 리그 득점 선두에 올랐다. 하지만 이 장면으로 인해 선수단은 팬들과 축구해설가는 물론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감독으로부터 혹독한 질책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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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고 넘겼다는 선수들에 비해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감독은 심각하고 냉정했다. PK 앞에서 팀을 잊고 어린애처럼 행동한 선수들을 질책했다.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포체티노 감독은 "선수들도 알고 있고, 구단도 팔머가 페널티킥 전담 키커란 걸 알고 있다. 나는 이 상황에 대해 정말, 정말 화가 난다. 전세계 사람들이 우리 경기를 보고 있는데 이런 장면을 보여줘서는 안된다. 팬들께 사과하고 싶다. 팀에 가장 중요한 것은 규율이다. 축구는 팀 스포츠"라며 팀 스피릿을 망각한 선수들의 이기심에 실망감을 전했다. "나는 이런 행동을 용납하지 않을 것이다. 매우 강력하게 대처할 것이고,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을 거라고 약속한다"고 말했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