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태국과의 2연전에 나선 황선홍호의 '비공식 슬로건'은 '머리 박고 뛰겠다'가 돼버렸다. 주전 센터백 김민재(바이에른 뮌헨)가 지난 9일 마인츠전을 마치고 우승에 실패한 카타르 아시안컵을 돌아보며 "대가리(머리) 박고 뛰겠다"고 다부진 각오를 밝힌 후 대표팀 주장 손흥민(토트넘), 베테랑 공격수 주민규(울산)도 대표팀 소집 전과 소집 중에 비슷한 말을 했다. '머리 박고 뛴다'는 표현은 부상을 무릅쓴다는 과격하면서도 간절함이 잘 담긴 발언이다. 달라진 모습을 보이겠다는 다짐으로도 읽힌다. 대표팀 공식 서포터스 붉은악마는 지난 21일 태국과 2026년 북중미월드컵 아시아 2차예선 3차전이 열린 서울월드컵경기장 홈 관중석에 '그냥 대가리 박고 뛰어' '응원은 우리가 할테니'라는 대형 통천을 내걸며 화답했다. 선수들의 정신력을 강조하는 한편, 변함없는 응원을 약속한 것이다. 이로써 자연스레 '대·박·뛰'는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의 슬로건이 되었다.
26일 태국 방콕 라자망갈라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리턴매치에선 달라져야 한다. 무더위와 같은 환경 변수를 이겨낼 정신력에 태국팬 응원을 잠재울 FIFA 랭킹 22위, 월드컵 16강팀다운 경기력이 요구된다. 화려함을 말하는 게 아니다. 실수를 최소화하는 확실한 플레이로 태국을 옥죄고, 태국 선수들로 하여금 조급하게 만들어야 한다. 한국이 머리를 박는 상황은 최소화해야 한다. 한가지 긍정적인 건 지난 태국전을 통해 선수들 머릿속에 상대의 플레이 스타일과 실력이 입력됐다는 것이다. 코치진도 꼼꼼히 전력 분석을 했으리라 본다. 아시안컵 말레이시아, 요르단전부터 지난 태국전까지, 약체도 쉽게 꺾지 못하는 팀의 오명을 씻을 기회다.
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