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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시' 황선홍의 책임감 있는 정면돌파, '뜨거운 감자' 이강인 결국 뽑았다

박찬준 기자

기사입력 2024-03-12 05:00


'임시' 황선홍의 책임감 있는 정면돌파, '뜨거운 감자' 이강인 결국 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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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시' 황선홍의 책임감 있는 정면돌파, '뜨거운 감자' 이강인 결국 뽑…
30일(현지시간) 카타르 알라이얀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 16강전 사우디아라비아와 대한민국의 경기. 이강인, 손흥민이 경기를 지켜보고 있다. 알라이얀(카타르)=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23.01.30/

[신문로=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황선홍 축구 A대표팀 임시 감독(56)의 선택은 '정면돌파'였다. 논란의 이강인(23·파리생제르맹)을 전격, 발탁했다.

황선홍 감독은 11일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임시 체제의 처음이자 마지막 엔트리를 공개했다. 64년 만의 아시아 정상 도전에 실패한 A대표팀은 21일과 26일 홈과 원정에서 태국과 2026년 북중미월드컵 아시아 2차예선 3, 4차전을 치른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을 전격 경질한 한국은 황선홍 올림픽대표팀 감독 임시 체제로 2연전에 나선다. 2전 전승을 기록 중인 한국은 이번 태국 2연전에 승리하면 최종예선행을 사실상 확정하게 된다.

이번 명단 발표의 하이라이트는 이강인 선발 여부였다. 이강인은 지난 한달간 논란의 중심에 섰다. 요르단과의 아시안컵 4강전을 앞두고 '캡틴' 손흥민(32·토트넘)과 충돌했다. 이강인은 한순간에 '밉상'으로 전락했다. 이강인은 결국 영국 런던으로 가 손흥민에게 사과했고, 손흥민도 이강인을 안았다. 이강인은 다른 선배들과 동료들에게도 연락해 고개를 숙였다. 팬들에게도 거듭 죄송하다고 했다. 하지만 이강인을 향한 시선은 여전히 곱지 않았다. 선발 여부를 두고 팽팽한 찬반 양론이 벌어진 가운데, 황 감독은 결국 이강인의 이름을 올렸다.

황 감독은 기자회견에서 "두 선수와 직접 소통을 했다. 이강인은 축구팬 여러분과 팀원들에게 진정성 있게 사과를 하고 싶어한다. 손흥민은 그런 이강인을 보듬고 화합해서 나가야 한다는 생각을 전했다. 그래서 선발했다. 이런 일들이 두 선수만의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 안에 있는 팀원들, 코칭스태프, 지원스태프 모두의 문제라고 생각한다.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 축구인의 한사람으로 국민들께 죄송하다는 말씀드리고 싶다. 태국 2연전을 하나된 모습으로 속죄한다는 마음으로 치러야 한다. 선수들도 같은 마음이길 기대하고 최선을 다해 준비하겠다"고 했다.


'임시' 황선홍의 책임감 있는 정면돌파, '뜨거운 감자' 이강인 결국 뽑…
사진캡처=손흥민 SNS
황 감독은 여전히 싸늘한 여론을 인정하면서도, 축구계의 어른으로 이번 문제를 확실히 매듭지고 싶다는 책임감을 내비쳤다. 동시에 내부 문제는 내부에서 풀어야 한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황 감독은 "여론에 대해서는 공감한다. 전적으로 이 결정은 감독인 내가 했다. 어쨌든 이강인을 이번에 차출하지 않고 넘기면 위기는 다음으로 넘어간다. 하지만 다음에 부른다고 이 문제가 다 해결될 것은 아니다. 이강인이 한국에 들어오면 문제는 계속 생길 수 있다. 내가 이 자리에 있는 이유가 감독을 맡아 달라는 뜻도 있지만, 또 다른 이유도 있을 거라 생각한다. 선수 생활을 한 경험으로 봤을 때 언제나 팀내 문제는 있다. 다만 이런 것들이 잘 풀어지고 모아진다면 더 단단해질 수 있는 요소다. 그런 경험을 선수생활을 통해 했다. 운동장에서 일어난 일은 운동장에서 최대한 빨리 푸는게 좋은 일이다"라고 했다.

이강인 외에도 거론 되고 있는 대표팀 내부 문제에 대해서도 "고참 선수들과 통화해서 상황을 들었다. 우리가 오해를 하는 부분도 있을 거다. 아직 그 안에 있지 않았기에 면밀이 파악하기 어렵다. 짧은 기간이라도 들여다 보고 싶다. 어려워 하는 부분을 정리해야 한다. 가이드라인을 정해서 정리를 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황 감독은 임시 감독 수락에 대해 "한국 축구가 큰 위기에 처했다. 제안을 받고 고심이 많았다"며 "14년 동안 대표 선수 생활하면서 많은 혜택을 받았고 축구인 한 사람으로서 도움이 돼야 한다고 생각했다. 어려울 땐 피하고 쉬울 땐 하고 그렇게 축구하지 않았다. 내 머릿속에는 어떻게 위기를 극복할까만 생각하고 있다"고 했다. 황 감독이 언급한 '책임감', 이강인 발탁 역시 그 연장 선상이었다.


신문로=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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