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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장골 넣고 멍하니 하늘 올려다본 조규성…'99분의 기적' 쓰기 위해 15일을 인내했다

윤진만 기자

기사입력 2024-01-31 04:44 | 최종수정 2024-01-31 06:50


극장골 넣고 멍하니 하늘 올려다본 조규성…'99분의 기적' 쓰기 위해 1…
30일(현지시간) 카타르 알라이얀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 16강전 사우디아라비아와 대한민국의 경기. 조규성이 동점골을 넣은 뒤 환호하고 있다. 알라이얀(카타르)=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23.01.30/

극장골 넣고 멍하니 하늘 올려다본 조규성…'99분의 기적' 쓰기 위해 1…
30일(현지시간) 카타르 알라이얀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 16강전 사우디아라비아와 대한민국의 경기. 조규성이 동점골을 넣은 뒤 환호하고 있다. 알라이얀(카타르)=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23.01.30/

극장골 넣고 멍하니 하늘 올려다본 조규성…'99분의 기적' 쓰기 위해 1…
30일(현지시간) 카타르 알라이얀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 16강전 사우디아라비아와 대한민국의 경기. 조규성이 동점골이 터지자 손흥민이 환호하고 있다. 알라이얀(카타르)=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23.01.30/

극장골 넣고 멍하니 하늘 올려다본 조규성…'99분의 기적' 쓰기 위해 1…
30일(현지시간) 카타르 알라이얀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 16강전 사우디아라비아와 대한민국의 경기. 조규성이 동점골을 넣은 뒤 클린스만에게 다가가 하이파이브를 나누고 있다. 알라이얀(카타르)=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23.01.30/

[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꽃미남 스트라이커' 조규성(미트윌란)은 사우디아라비아전에서 극장 동점골을 터뜨린 뒤 포효만 한 것이 아니었다. 설움을 씻어냈다는 듯, 하늘을 올려다보며 안도의 한숨도 내쉬었다.

조규성은 31일 오전 1시(이하 한국시각) 카타르 알라이얀의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사우디아라비아와 카타르아시안컵 16강전에서 후반 1분 선제실점하며 한국이 0-1로 끌려가던 후반 19분 미드필더 이재성(마인츠)과 교체투입해 패색이 짙던 후반 추가시간 9분 설영우(울산)의 헤더 패스를 문전 앞 헤더슛으로 연결하며 한국을 패배 위기에서 건져냈다.

조규성의 골로 연장 30분의 기회를 얻은 한국은 120분 혈투 뒤에 맞이한 승부차기에서 1~4번째 키커인 손흥민(토트넘) 김영권(울산) 조규성 황희찬(울버햄턴)이 모두 골망을 가르고, 조현우(울산)가 사우디의 3~4번째 키커의 슛을 잇달아 쳐내며 승부차기 스코어 4-2로 8강 진출에 성공했다.

조규성은 이번대회 들어 처음으로 교체투입해 특급조커의 역할을 완벽하게 해냈다. 이날 조규성이 투입 후 골을 넣기까지 기다린 시간은 35분이었다. 하지만 이 한 골을 위해 버틴 시간은 개막전부터 이날 경기까지 대략 15일이었다. 그 사이 조규성은 조별리그에서 번번이 절호의 찬스를 놓치며 비판을 받았다. 예능프로그램에 출연했다는 이유로 '축구를 소홀히한다'는 경기 외적인 이유까지 들먹이는 팬들도 나타났다.


극장골 넣고 멍하니 하늘 올려다본 조규성…'99분의 기적' 쓰기 위해 1…
30일(현지시간) 카타르 알라이얀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 16강전 사우디아라비아와 대한민국의 경기. 조규성이 종료 직전 헤더로 골망을 흔들고 있다. 알라이얀(카타르)=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23.01.30/

극장골 넣고 멍하니 하늘 올려다본 조규성…'99분의 기적' 쓰기 위해 1…
30일(현지시간) 카타르 알라이얀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 16강전 사우디아라비아와 대한민국의 경기. 조규성이 헤더로 종료 직전 동점골을 넣고 있다. 알라이얀(카타르)=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23.01.30/

극장골 넣고 멍하니 하늘 올려다본 조규성…'99분의 기적' 쓰기 위해 1…
30일(현지시간) 카타르 알라이얀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 16강전 사우디아라비아와 대한민국의 경기. 조규성이 동점골이 터지자 이강인이 환호하고 있다. 알라이얀(카타르)=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23.01.30/
조별리그 3경기 연속 침묵한 조규성은 입버릇처럼 골을 노리겠다고 다짐하고 또 다짐했다. 이날 득점하기 전 이강인(파리생제르맹)의 크로스를 헤더로 연결한 공이 크로스바를 강타할 때만해도 16강에서도 꼬이나 싶었다. 하지만 조규성은 "한번 더 기회가 오겠지, 기회가 오겠지"란 생각으로 기회를 기다렸다고 했다. 그리고 마침내 추가시간 종료 1분여를 남겨두고 설영우가 알맞게 패스를 건네주며 골망을 가를 수 있었다.

조규성은 득점 후 동료들과 함께 밝게 웃으며 '극장 동점골'을 즐겼다. 기쁨의 포효를 날린 뒤에 한 행동은 하늘을 올려다봤다. '푹~' 한숨을 쉬는 조규성의 모습에서 그간 느낀 부담감과 중압감이 느껴졌다. 캡틴 손흥민은 그런 후배에게 다가와 뜨거운 포옹을 나눴다.

조규성은 "(동점골) 좋다기보다는 그냥 이제까지의 아쉬움이 더 컸던 것 같다. 그래서 엄청 좋아하지는 못했던 것 같다. 그냥 '이제 한 골이 들어갔네' 이런 생각이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이 경기장은 지난해 12월 가나와 카타르월드컵 조별리그 2차전에서 조규성이 멀티골을 뽑아낸 바로 그 장소였다. 조규성은 "원래 모르고 있다가 많이 본 곳인 것 같아서 (황)희찬이형에게 물어보니 '가나전 그 곳'이라고 말해주더라. 그 말을 듣자마자 웃으며 '와, 됐다'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조규성은 긴장감 높은 승부차기에서도 3번째 키커로 나서 깔끔한 슛을 성공시키며 팀에 8강 진출을 선물했다. 조규성의 아시안컵은 지금부터 시작이다.
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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