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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K리그 시도민구단들이 조용하다. 지난 몇년간 이적시장을 주도한 것은 기업구단이 아닌 시도민구단이었다. 발빠른 움직임과 과감한 베팅으로 대어급들을 연이어 품었다. 지난 3년 간 시도민구단들의 영입 현황을 보면 입이 딱 벌어진다. 홍철 김대원 임창우 오재석 이명주 신진호 이승우 윤빛가람 등 전직 국대급들이 시도민구단으로 향했다. 당연히 연봉 총액도 올라갔다. 2023년 창단 첫 아시아챔피언스리그에 나선 인천 유나이티드는 118억9287만2000원을 쓰며, K리그1 12개 구단 중 연봉 순위 5위에 올랐다. 시도민구단 중 가장 많은 돈이었다.
시도민구단이 움추린 겨울을 보내는 이유는 돈 때문이다. 올해 역대급 국세 수입 감소로 인해 바닥난 정부 살림은 지방 곳간에도 타격을 줬다. 지방교부금이 삭감된데다, 지방세까지 감소하며 예산 규모가 크게 줄어들었다. 당연히 축구단에 들어가는 돈도 작아질 수밖에 없다. 올해 첫 아시아챔피언스리그 진출에 성공한 광주FC 조차 기대만큼의 예산을 얻지 못했다. 성남FC와 김포FC 정도만이 예산이 늘었지, 대부분의 구단들은 동결 내지 삭감안을 받아들었다. 대어급 영입은 커녕, 돈이 들어가는 다른 준척급 선수들의 영입도 꿈을 못 꾸는 상황이 됐다.
시도민구단의 운신의 폭이 좁아졌고 이적시장이 전체적으로 조용하게 흘러가고 있다. 대표적인 빅클럽 전북 현대, 울산 HD 정도만이 활발할 뿐이다. K리그2에서는 창단 10주년을 맞은 서울 이랜드의 행보가 눈에 띈다. 시도민구단이 초반 이적시장을 주도하며 돈이 움직이고, 이를 바탕으로 타 팀들도 움직이던게 지난 몇년간의 이적시장이었는데, 올해는 초반 움직임이 없자, 핵심 선수들을 지키는데 주력하는 모습이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