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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K리그가 내로라하는 센터백들의 해외 이적 러시에 신음하고 있다.
2021년 포항에 입단해 3시즌 활약한 호주 출신 그랜트는 올해를 끝으로 계약이 만료된 FA 신분. 자유롭게 팀을 선택할 수 있는 입장이었다. K리그에 적응을 끝마친 만큼 포항 잔류 혹은 K리그 타구단 이적 가능성이 높아 보였지만, 끝내 중국행 비행기에 올라타는 분위기로 흘러가고 있다. 톈진 진먼후가 그랜트 영입을 사실상 확정해 발표만 남겨둔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시즌 광주의 리그 3위 돌풍을 이끈 네덜란드 센터백 티모는 서정원 감독이 이끄는 중국 청두 룽청으로부터 영입 제안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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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국내 축구계 관계자는 "K리그가 중국슈퍼리그와 '자본력 싸움'에서 이기기란 불가능에 가깝다"고 토로했다. 톈진은 지난 여름부터 'K리그에서 뛰는 왼발잡이 센터백' 영입을 추진하며 연봉 80만달러(약 10억4000만원)를 '장전'해놓은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에 진출한 선수들은 따로 세금도 내지 않아 똑같은 연봉도 중국에서의 10억원과 한국, 일본에서 수령하는 10억원이 다를 수밖에 없다.
하창래 그랜트 등 정상급 센터백의 영입을 추진했던 K리그 팀들은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이곳저곳을 둘러봐도 마땅한 대안이 떠오르지 않기 때문. 가뜩이나 최근 수년간 '대형 센터백'의 등장에 목말라 있었다.
일부 구단은 해외에서 뛰는 외인 센터백을 구하거나, '가성비'를 고려해 K리그2로 눈을 돌렸다. K리그2에서 실력을 인정받은 몇몇 선수는 벌써 일부 K리그1 구단과 계약을 앞뒀다는 소문이 들린다. 한 K리그2 젊은 센터백의 경우, 이적료가 두자릿수를 넘어 '부르는 게 값'이란 말까지 나오는 실정이다.
가장 급한 팀은 아무래도 김기동(서울) 감독에서 박태하 감독으로 수장을 바꾼 포항이다. 하창래, 그랜트를 떠나보낼 가능성이 큰 상황에서 주전 풀백 박승욱마저 김천 상무에 입대하면서 수비진의 대대적 개편이 불가피하다. 포항이 새로운 수비수 영입을 위해 움직일 경우, K리그 내 수비수들의 대규모 연쇄 이동도 가능하다. 겨울 이적시장 초반, 가장 지켜봐야 할 포지션은 센터백이다.
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