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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스포츠조선 김가을 기자]"팬들께 정말 죄송하다. 내가 사랑하는 이 팀이 이렇게 됐다는 것 자체로도 너무 힘들다."
염기훈 수원 삼성 감독 대행의 말이다.
경기 뒤 염 감독대행은 "팬들께 너무 죄송하다는 말씀 드린다. 선수들도 운동장 안에서 최선을 다해서 했다. 결국은 우리가 원하지 않은, 생각하지 않았던 결과가 나왔다. 선수들에게도 미안하고, 팬들께도 정말 고개를 들 수 없을 만큼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 경기를 하다보면 생각지 못한 상황이 나온다. 우리도 강원을 분석했다. 우리의 부족함이다. 선수들은 그 안에서 최선을 다했다. 내가 부족해서 이런 상황이 나왔다. 결과가 이렇게 나온 것은 나의 부족함이 가장 크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염기훈은 지난 2010년 수원의 유니폼을 입은 뒤 군 복무 시절을 제외, 줄곧 수원에 몸담았다. 그는 "(수원에) 처음 왔을 때와는 일단 스쿼드 차이가 있다. 내가 왔을 때는 이름 있는 선수가 많았다. 구단이 쓰는 예산도 많았다. 그때와는 비교도 되지 않게 열악해 진 것은 사실이다. 선수들은 충분히 열심히 해줬지만, 더 좋은 선수들이 있었다면 생각을 한다. 하지만 우리 선수들은 최선을 다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어 "강등이 된 상황에서 한 두가지를 꼽기는 너무 적다. 많은 문제점이 있었을 것이다. 이 자리에서 한 두가지를 뽑기에는 너무 힘들다. 경기장은 선수들이 뛰는 것이다. 그 안에서 선수들에게 너무 많은 변화가 일어나지 않았나 생각한다. 선수들이 많이 혼란스러웠을 것이다. 팀 안의 모든 변화들이 선수들에게는 큰 영향이 가지 않았나 생각한다. 많이 힘들었을 것으로 생각한다. 내가 사랑하는 이 팀이 이렇게 됐다는 것 자체로도 너무 힘들다. 하지만 수원은 분명히 올라갈 것으로 믿는다. 선수들이 더 힘을 내줬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염 감독 대행은 올 시즌을 끝으로 현역 생활의 문을 닫는다. 그는 "감독 대행을 한 것에 후회는 없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선수들이 열심히 하려는 모습이 정말 감사했다. (제의를) 받은 이유도 분명했다. 내가 뭐라도 했으면 좋겠다 싶었다. 내가 부족해서 이런 상황이 왔지만, 팀을 위해선 무엇이라도 하고 싶었다. 열심히 해준 그 모습은 잊을 수 없을 것이다. 힘들지만 다시 일어서고, K리그1 복귀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 거취에 대해 "지도자를 하고 싶은 생각이 가장 컸다. 어디서 다시 지도자를 시작할지 모르지만 그 꿈은 계속 이어갈 것이다. 구단과 제 앞으로의 일은 지금부터 또 얘기를 해 나가야 한다. 수원이든 다른 곳을 가든 지도자의 삶을 살 것이다. 지난해 은퇴하기로 했었지만 선택에 후회는 없다. 후회가 남지 않게 최선을 다했다. 안 좋은 선택이라고도 하셨지만 최선의 선택이 되기 위해 선수로서도 최선을 다했다. 비록 제가 이렇게 좋지 않은 상황에서 은퇴하지만 앞으로 더 수원을 응원할 것이다. 멀리서 응원할 수 있는 부분은 열심히 응원하면서 팀이 더 좋은 방향으로 갈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했다.
수원=김가을 기자 epi17@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