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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홈경기서 멀티골, 행복합니다" 부산에 고춧가루를, 전남에 꽃가루를 뿌린 '메이드 인 전남' 박태용

박찬준 기자

기사입력 2023-11-12 20:19 | 최종수정 2023-11-13 07:50


"마지막 홈경기서 멀티골, 행복합니다" 부산에 고춧가루를, 전남에 꽃가루…

"마지막 홈경기서 멀티골, 행복합니다" 부산에 고춧가루를, 전남에 꽃가루…

"마지막 홈경기서 멀티골, 행복합니다" 부산에 고춧가루를, 전남에 꽃가루…

[광양=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전남 드래곤즈의 신예' 박태용(22)이 부산 아이파크의 승격 파티를 망쳤다. 전남은 귀중한 승리로 플레이오프 진출의 희망을 이어갔다. 전남은 12일 광양전용구장에서 열린 부산과의 '하나원큐 K리그2 2023' 38라운드에서 박태용의 멀티골을 앞세워 3대0으로 이겼다. 전남은 이날 승리로 승점 53점이 됐다. 플레이오프 마지노선인 5위 부천FC(승점 54)과의 승점차를 1점으로 좁혔다. 전남은 26일 부천과의 최종전까지 희망을 이어갔다.

이날은 부산의 우승 여부에 초점이 맞춰졌다. 전날 2위 김천 상무(승점 68)가 경남FC와 1대1로 비기며, 부산은 이기면 무조건 우승을 확정지을 수 있었다. 2020년 최하위의 굴욕을 맛보며 2부로 강등됐던 부산은 네 시즌만의 1부 승격을 눈 앞에 두고 있었다. 경기 전 만난 박진섭 부산 감독은 "똑같이 그냥 한 경기라고 생각하고 준비했다. 당연히 오늘 끝내고 싶지만, 결과는 우리 뜻대로 되는게 아니기에 하늘에 맡길 생각"이라고 했다.

갈길이 바쁜 것은 전남도 마찬가지였다. 전남도 무조건 이겨야 플레이오프 진출의 불씨를 살릴 수 있었다. 과거 부산의 레전드로 활약했던 이장관 전남 감독은 "부산은 항상 애착이 가는 팀이다. 하지만 오늘은 꼭 승리해야 목표로 한 5위권에 갈 수 있다. 우리가 홈에서 강했던만큼, 팬들에게 승리를 선물하고 싶다"고 했다.

경기가 시작됐고, 의외의 선수가 히어로로 떠올랐다. 부산에 고춧가루를, 전남에 꽃가루를 뿌린 것은 박태용이었다. 박태용은 전반 11분 임찬울의 크로스를 감각적인 헤더로 연결하며, 부산의 골망을 흔들었다. 박태용의 K리그 데뷔골이었다. 기세가 오른 박태용은 이번에도 임찬울의 패스를 받아 강력한 오른발슛으로 추가골까지 만들어냈다. 예상치 못한 박태용의 두 방에 부산은 그대로 무너졌다. 박태용은 후반 한차례 더 부산의 골문을 갈랐지만, 아쉽게 오프사이드로 해트트릭 기회를 날렸다.

전남 순천시 출신의 박태용은 광양제철중, 광양제철고를 나온, 전남이 낳고 키운 선수다. 올 시즌을 앞두고 우선 지명으로 전남의 유니폼을 입은 박태용은 탄탄한 기본기와 탁월한 기술을 인정받으며, 출전 시간을 늘렸다. FA컵에서 프로 데뷔골을 넣었지만, 리그에서 도움 1개 밖에 없었던 박태용은 가장 중요한 경기에서 멀티골을 쏘아올리며, 전남의 영웅이 됐다. 전남은 추가시간 지상욱이 한골을 추가하며 완승을 거뒀다.

박태용은 경기 후 수훈 선수 인터뷰에서 "이 전 경기들에서 좋은 찬스를 놓쳤다. 매경기마다 아쉬움이 컸다. 마지막 홈경기에서 운좋게 멀티골을 넣어서 행복하다"고 웃었다. 그는 "부모님 오셔서 하트 세리머니 했다. 잘 잡혔을지 모르겠다"며 "(2도움을 한)찬울이형한테 밥을 사야 하지 않나 싶다. 일주일 전부터 전술훈련할때마다 맞췄던 장면이 잘 나왔다. 찬울이형이 공격적으로 치고 들어갈때 움직인 부분이 잘 맞았다"고 했다.

박태용은 "초반에는 수비적인 부분에서 부족함이 많았다. 후반기에는 정신을 차리고 감독님이 원하는 플레이를 이해하려고 했다. 운동장에도 요구하는 플레이 했다"며 "골찬스를 못살려서 감독님이 항상 '넣을때 되지 않았냐. 마음껏 해봐라'고 했는데 운이 좋았다. 데뷔전서 찬스를 살리지 못해 항상 아쉬웠는데 마지막에 멀티골까지 넣어서 너무 행복하다"고 미소를 지었다.


광양=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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