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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산 넘어 산이다. 이번엔 '상암 잔디'에 불똥이 튀었다.
문제는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갑자기 K-팝 콘서트가 상암에서 열리게 되면서 서울월드컵경기장을 홈구장으로 쓰는 FC서울과 경기장 관리 주체인 서울시설관리공단의 고민이 시작됐다. 공단측은 '잔디를 밟지 않고 가변석과 관중석만을 이용한 종교행사'를 예로 들어 조직위측에 잔디 훼손을 최소화할 방안을 고민해달라고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현재까지 행사 설치 진행 상황을 보면, 일반적인 콘서트처럼 잔디 위에 관중 좌석이 설치될 것으로 보인다. 수만 명이 찾을 행사에서 아무리 조심한다고 해도 잔디 훼손이 불가피해보이는 상황이다.
상암 잔디는 쿠팡플레이 시리즈를 통해 호평을 받았다. 지난 7월 30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와 친선전을 치르고 돌아간 맨시티는 31일 "(경기날)홍수라 부를 만큼 많은 비가 내렸다. 하지만 40분만에 모든 것이 정상화됐다. 놀라운 배수 시스템 덕이다. 지난해 미국 램도 필드에서 열린 바이에른 뮌헨전은 폭우로 중단됐지만, 서울에선 그런 일이 발생하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서울월드컵경기장은 2021년 10월부터 2022년 2월까지 4개월간 공사를 거쳐 하이브리드 잔디로 재탄생했다. 하이브리드 잔디는 천연잔디 95%에 인조잔디 5%가 섞인 형태로, 잔디 파임 현상(디봇)이 줄어드는 효과를 낸다. 상암의 하이브리드 잔디는 국가대표팀 A매치 친선전에서도 선수, 관계자들에게 호평을 받았다.
그런 잔디가 훼손될 경우 피해를 보는 건 결국 K리그와 축구팬이다. 누군가는 '그깟 축구장 잔디'라며 대의 명분을 내세울 수 있다. 반면 누군가에겐 좋은 잔디에서 축구팬들에게 멋진 축구를 선보이는 것이 잼버리대회 성공보다 더 중요하다. 서울은 다행히(?) 13일 대전하나전을 원정경기로 치른다. 하마터면 서울도 다른 구장으로 쫓겨날 뻔했다.
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