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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이원만 기자] "솔직히, 나조차도 확신이 없었습니다."
심지어 남기일 감독마저도 확신이 들지 않았다고 했다. 남 감독에게 '4월초 최하위를 기록했을 때 다시 일어설 수 있을 것이라고 믿었는가'라고 물은 적이 있다. 남 감독은 잠시 머뭇거린 뒤 진심을 털어놨다. "솔직히 나도 그럴 수 있겠다는 확신은 없었다. 워낙 여러 상황이 좋지 못했다. 부상선수도 많아서 팀 훈련조차 제대로 하기 어려웠던 시기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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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가 원했던 바로 그 역할을 구자철이 2년 만에 해내고 있는 것이다. 제주는 지난해 초 전격적으로 팀의 프랜차이즈 레전드 구자철을 영입하는 데 성공했다. 비록 전성기 시절에 비해 체력과 기량이 떨어졌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제주는 구자철에게서 '기량 이상의 그 무언가'를 기대했다. 팀에 대한 애정과 강한 책임감으로 선수들의 구심점 역할이 되어주길 바라고 있었다.
지난해에는 부상으로 그런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했다. 부상으로 고작 리그 7경기 출전에 그쳤기 때문이다. 재활과 회복에 시간을 쏟느라 제 역할을 하기 어려웠다. 그러나 올해 '건강한 구자철'은 팀의 주장 완장을 차고 든든한 라커룸 리더의 역할을 제대로 해내고 있다. 경기력도 좋아졌다. 벌써 11경기를 소화했고, 아직 득점은 없지만 1도움을 기록하며 제주 상승세에 분명한 지분을 형성하고 있다. 남 감독은 "이미 한번 위기를 겪었기 때문에 또 시련이 온다고 해도 크게 흔들리지 않을 것 같다. 무엇보다 든든한 주장단을 중심으로 선수들이 하나가 됐다"며 구자철을 필두로 한 주장단에게 신뢰를 보냈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