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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성원 기자]4년 전, 주민규(33·울산 현대)는 2부 리거의 한계가 느껴졌다. 울산 현대와의 동행은 한 시즌으로 막을 내렸다. 그는 이후 제주 유나이티드에서 세 시즌을 보냈고, 홍명보 감독의 러브콜에 올 시즌 울산과 두 번째 여정을 시작했다. 달라진 존재감 증명은 단 한 경기로 충분했다.
흐름도 돌려놓았다. 상대 골키퍼의 선방에 막혔지만 전반 42분 주민규의 오른발 발리슛이 도화선이 돼 1분 뒤 코너킥 세트피스에서 엄원상의 동점골이 나왔다. 후반 19분에는 홍정호와 골키퍼 김정훈이 엇박자를 내며 루빅손의 결승골까지 이어져 2대1 역전승으로 연결됐다.
울산의 올 시즌 첫 축포를 쏘아올린 엄원상이 그 힘을 인정했다. 그는 "상대 선수들이 민규 형을 많이 의식해 2~3명이 붙어 있는 것이 느껴졌다. 골도 민규 형에게 수비수들이 치중하면서 나왔다. 민규 형이 작년에 아쉽게 득점왕을 못했는데 올해는 MVP와 득점왕을 차지할 수 있도록 돕겠다"고 밝혔다.
홍 감독도 호평했다. 그는 "1~2번 찬스가 있었지만 첫 경기치고 좋았다. 우리 유니폼을 입고 첫 경기에서 승리한 것은 또 다른 의미에서 어깨를 가볍게 할 수 있는 계기가 된 것 같다"고 말했다.
주민규도 부담을 털어냈다. 그는 27일 "4년 전과 팀의 구성원, 관중수, 구장의 분위기 모든 것이 달랐지만, 나의 이름을 연호해 주는 팬들 그리고 나를 믿어주는 감독님과 선수들이 있다는 것은 바뀌지 않았다"며 "이런 것들이 돌아온 울산에 대한 이질감이나 거부감이 아닌 환영과 성취감이 들게끔 해줬다"며 미소지었다. 주민규는 또 "이런 감정들이 개막전에서 내가 큰 부담 없이 즐겁게 경기를 할 수 있게 도와준 것 같다. 믿음과 성원에 보답할 수 있게 앞으로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고 강조했다. '베테랑' 주민규의 시즌은 이제 시작일 뿐이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