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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몰리뉴(영국 울버햄턴)=이건 스포츠조선닷컴 기자]달리다가 멈췄다. 부상임을 직감했다. 쓰러졌다. 주먹으로 땅을 쳤다. 리버풀 상대 첫 승리의 기쁨을 온전히 누릴 수 없었다. 황희찬(울버햄턴)은 불운에 쓰러졌다. 아쉬울 따름이었다.
황희찬은 이 날 선발로 출전했다. 의외의 선택이었다. 로페테기 감독이 울버햄턴을 맡은 후 울버햄턴은 리버풀과 FA컵에서 2차례 맞부딪혔다. 이 때마다 황희찬은 선발에 들지 못했다. 로페테기 감독의 전술적인 선택이었다. 그러나 이번에는 달랐다. 황희찬은 오른쪽 날개로 배치했다.
황희찬이 리버풀을 상대하는 8번째 경기였다. 앞선 7경기에서 2골-1도움, 1자책골 유도를 기록했다. 리버풀 킬러라는 별명이 붙었다. 다만 이 경기 전까지 승리가 없었다. 7경기에서 1무 6패였다. 리버풀을 상대할 때 황희찬이 뛰었던 팀은 레드불 잘츠부르크 그리고 울버햄턴이었다. 객관적인 전력에서 리버풀보다 한 수 아래였다. 승리가 쉽지 않은 구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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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희찬은 측면 날개와 중원에서 계속 날카로운 움직임을 선보였다. 황희찬의 활약에 리버풀의 왼쪽 라인을 구성하는 로버트슨과 각포도 이렇다할 활약을 하지 못했다.
여기에 울버햄턴 선수들도 상대를 압도했다. 쿠냐는 폭넓게 움직이며 공격에 힘을 보탰다. 네베스와 레미나로 이어지는 허리 또한 리버풀의 허리 라인을 압박하며 경기의 주도권을 쥐고있다.
불운이 찾아왔다. 전반 39분 황희찬은 역습 상황에서 치고 올라갔다. 달리다가 갑자기 멈춰 쓰러졌다. 교체를 요청했다. 햄스트링을 쥐고 쓰러졌다. 전반 41분 황희찬은 교체아웃됐다. 아쉬운 순간이었다. 황희찬은 땅을 치며 아쉬워했다. 교체되어 나온 황희찬을 향해 팬들은 박수로 격려했다. 그러나 아쉬움을 지울 길을 없었다.
경기가 끝났다. 황희찬은 트레이닝복으로 갈아입은 후 피치로 나왔다. 선수들과 승리의 기쁨을 나눴다. 스스로 걸었다는 사실이 중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