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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는 형'이라는 별명에 걸맞은 시즌을 만들어가겠다."
기존 베테랑 선수들이 떠나고, 어린 선수들이 남았다. 이 감독은 각 팀에서 실력과 멘탈을 갖췄으되 충분한 기회를 받지 못한 굶주린 선수들을 끌어모았다. 모두에게 기회를 주겠노라 약속했고, 무한경쟁에 돌입했다. 신인 선수도, 고참선수도 자신의 모든 것을 아낌없이 쏟아내며 간절하게 시즌을 준비중이다.
이 감독의 별명은 널리 알려진 대로 '이기는 형'이다. 인천 유나이티드 시절 탁월한 리더십으로 승리를 이끌며 붙여진 닉네임. 이 감독은 "처음에는 당황했는데 의미를 들으니 좋은 것 같고 마음에 든다"며 웃었다.
"'이기는 형'이라는 별명에 걸맞게 올해도 그런 승부사적인 모습을 보여줘야 하는 부담감도 있다. 하지만 그 어느 때보다 잘 만들어가고 있고 집중력이 좋기 때문에 올 시즌 별명에 걸맞은 성적을 내지 않을까 기대한다"며 자신감을 표했다. 아래는 이기형 성남FC 감독과의 일문일답 전문이다.
남해=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시즌 임하는 각오
성남이 새로운 선수들이 많이 합류했다. 어려운 시기를 어려내고 새로운 팀으로 새출발 한다는 각오로 팀을 만들어가고 있다. 1차 전훈 끝나고 많은 가능성을 봤다. 올 시즌 저희가 생각한 목표를 잘 이루지 않을까 생각한다.
-1차 전훈 끝난 후 어떤 가능성을 봤는지?
저희가 새로운 선수들이 많이 모여서 손발을 맞추는 것이라든지 알아가고 전술 익혀가는 문제가 있었는데 전술 훈련, 강도 높은 훈련과 비디오 미팅 등 소통을 통해 생갭다 빠르게 만들어졌다. 제주, 수원FC, 대학팀과의 연습경기에서 결과도 괜찮았지만 공격과 수비 전술적인 부분에서 전술 이해도 높았고 성과가 있었다. 그런 부분에서 만족한다.
-목표는?
다이렉트 승격을 원한다. 리그 하다보면 변수가 있다보니 적어도 플레이오프 가서 최종 목표는 승격이다.
-강등팀인데 동계 전훈 분위기는 어떤지.
작년에는 경험 많은 선수들이 많이 있었는데 새 시즌 이 선수들이 팀을 떠나면서 어린 선수들이 남아 있었다. 이후 기회를 못받은 선수들을 영입했고 그런 선수들을 데려오면서 소통하고 기회를 줄테니 같이 해보자는 공감대가 형성되면서 기존 선수들과 간절함 있는 선수들이 하나의 팀으로 만들어져서 태국에서도 팀 분위기가 좋았다. 모든 선수에게 기회가 주어진다는 분위기다. 팀이 어느 팀보다 절실하고 간절한 마음으로 시즌을 준비하고 있다.
-K리그2 판도가 더 치열해졌다. 다이렉트 승격 위해 필요한 것은?
K리그 1-2 간극이 좁아지고 있다. K2도 수준 높아졌다. 일단 K2에서 경기하다보면 쉬운 경기가 없다. 작년에 경기를 많이 봤지만 K2가 더 치열하고 체력적으로 준비하는 팀이 많다. 매경기 집중하고 경기 치러야 한다. 김천, 안양이 앞서나가지 않을까 생각한다. 그런 팀과 할 때 더 많은 준비를 해서 승점 가져오는 것이 중요하다.
-다이렉트 승격이 결코 쉽지 않다.
올해 우리 선수단이 꾸려진 게 어린 선수와 기회 못받은 선수에게 기회를 많이 주면서 키워가면서 미래를 바라봐야 한다. 재능 많은 어린 친구들이 있다. 시즌을 치르다보면 팬 여러분도 낯익은 선수들이 기회를 많이 받으면서 획기적인 모습을 보여주지 않을까 기대한다. 다이렉트 승격이 만만할 거라고 생각 안한다. 선수들에게도 강조하고 있다. 선수들도 인지하고 있다. 다이렉트 승격을 목표로 하지만 어린 선수들에게 가능성을 보여주고 기회를 주면서 팀이 탄탄하게 발전하도록 만들어갈 생각이다.
-신재원 선수 영입했는데.
신체적 능력, 스피드, 슈팅 능력, 볼이 왔을 때 마무리 능력 우수하다. 적극성이나 간절함 부분에서 가다듬으면 더 많은 좋은 모습 보여주지 않을까. 일단 측면 공격수로 생각한다. 공격 포지션에서 변화도 가져가고 두 세 포지션을 소화한다면 상황에 맞게 기용할 것이다.
-성남시청 관련 정치적 부담이 없나.
맨처음 왔을 때 그런 부분은 선수들과 소통하지 않았다. 우리가 어떻게 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다. 우리는 해야할 역할만 열심히 하자고 했다. 우리도 책임이 있다. 더 잘했으면 더 좋은 상황이 펼쳐졌을 걸. 운동장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고 팬들에게 강등의 아픔을 줬기 때문에… 우리가 새 시즌 새롭게 만났지만 부족하다고 생각하고 간절한 모습,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모습을 강조하고 있다. 팬들에게 승패를 떠나서 '성남 선수들은 정말 간절하게 축구하는구나' 이런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강도 높은 훈련할 때 정신적 무장을 강조한다. 열심히 하고 있다.
-'이기는 형' 이기형이라는 별명으로 불리시는데 별명이 마음에 드실 것같다.
처음엔 그 별명을 듣고 당황했다. 의미를 듣고 좋은 의미인 것 같아 맘에 드는데, '이기는 형'이라는 별명에 걸맞게 올해도 그런 승부사적인 모습을 보여줘야 하는 부담감도 있다. 선수들과 만들어가는 과정이다. 어느 때보다 잘 만들어가고 있고 집중력이 좋기 때문에 올시즌 별명에 걸맞은 성적을 내지 않을까 기대한다.
-힘든 시기에 힘든 팀을 맡으시는 것 같은 부분도 있다.
한편으론 야속하기도 하고 항상 어려운 팀을 맡아서 팀을 만든다. 힘든 길만 간다는 생각도 한다. 하지만 축구란 게 좋은 선수가 있다고 해서 쉽지만은 않다. 좋은 선수가 있으면서 느끼는 성취감과 힘든 상황에서 얻어낸 성취감은 다르다. 지도자 하면서 어떤 상황이든 팀 상황에 맞게 운영하는 것이 중요하다. 우리 팀의 장점만 보고 팀을 만들어 갈 것이다.
-베스트 일레븐이 따로 없는 무한경쟁을 말씀하셨는데.
누구 하나 베스트로 정해진 선수가 없다. 경기 전날까지 경쟁 시킬 것이다. 누구 하나 게을리하거나 처지거나 포기해서는 우리 팀이 원하는 승격 목표를 이루지 못한다. 개막전이 가까워지면 윤곽이 나오겠지만 '아니다' 싶어도 절대 포기하지 말고 같이 노력하며 갈 수 있게 팀을 만들고 있다. 선수들이 공감하고 이해하고 따라오고 있다. 베스트는 정해진 것 없다. 끝까지 경쟁시켜 운영할 것이다.
-현장 복귀 오랜만인데 어떠신가.
2년 공백 있으면서 좋은 팀을 맡으면 어떻게 안좋은 팀을 맡으면 어떻게 준비해야겠다. 컴퓨터에 정리해 저장해 놓은 것이 있었다. 지쳐갈 때 쯤 갈 팀이 나왔다. 현장에 나와보니까 그 전에 간절함이나 적극성이라든지 부족했던 것이 보이더라. 다시 들어오니 이 자리가 얼마나 소중하고 내가 뭔가 책임져야 한다는 더 잘해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
-성남 일화 전성기에 선수생활을 하셨는데 강등팀 성남을 맡게 되셨다. 선수들에게 성남의 자부심이나 문화에 대한 이야기를 선배로서 하시는지.
비교하기가 힘들다. 그때와 가장 큰 차이는 지금 선수들에 비해 연봉이 높았고 반면 그때는 인프라, 클럽하우스 같은 부분이 약했다. 지금은 인프라는 잘 갖춰져 있다. 선수들에게 우스개소리로 전국에서 가장 비싼 땅에 클럽하우스와 운동장이 있다는 이야기를 한다. 자부심을 갖고 좋은 환경에서 운동하는데 1부로 가야하지 않을까 동기부여를 하고 있다. 성남이 어떤 팀이었고 정신이 어떤지 선수들이 잘 알고 있다.
-지난 시즌 성남, 어떤 부분이 문제가 돼 강등됐다고 봤나.
경기력에서는 하나가 되지 못한 부분이 보였다. 전술적인 부분이 아니라 실수했을 때 서로 괜찮다하고 끌어가는 부분, 그런 부분이 아쉬웠다.
-아드님(포항 스틸러스 이호재)과 1부로 승격해 맞대결하고 싶은 생각도 있으실 것같은데.
아들과 그런 이야기는 서로 안하기로 약속했다. 양해 부탁드린다.
-올해 성남의 키플레이어는?
선수들에게 모두가 키플레이어가 돼야 한다고 말한다. 올시즌 준비하면서 항상 강조하는 게 누구 하나 독보적인 선수도 없고 절대 부족한 선수도 없다는 생각으로 그걸 강조하고 있다. 올 시즌 내내 그걸 강조할 것이다. 누구 하나 독보적인 선수 없고 자신을 내세우고 자리를 내세우기보다 스스로 낮추고 희생하고 옆선수 먼저 챙기는 팀을 만들것이다.
-그렇다면 성남이 원팀으로서 지향하는 축구 색깔은?
성남이 무기력하게 수비적인 축구 많이 한다는 의견이 있었다. 팬들과 소통했을 때 도전적이고 속도감 있고 공격적인 축구를 보여달라는 이야기를 하셨다. 첫 훈련 시작부터 그런 방향성을 갖고 팀을 만들고 있다. 시즌을 시작해서도 승패 연연하지 않으면 모순이겠지만 최대한 제가 감당해나가면서 팬들이 운동장에 오셨을 때 공격적이고 속도감 있고 도전적인 축구, '선수들이 간절함 갖고 정말 열심히 하는구나' 느끼실 수 있는 축구를 만들어가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