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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하(카타르)=스포츠조선 김성원 기자]한국 축구사에 월드컵 16강 감독이 재계약을 한 적은 한 차례도 없다.
포르투갈 출신인 파울루 벤투 감독은 한국 축구에 12년 만의 월드컵 16강 진출을 선물했다. 포르투갈, 우루과이, 가나와의 틈새에서 살아남았다.
그러나 그도 한국 축구를 떠나기로 했다. 벤투 감독은 "월드컵 결과가 매우 자랑스럽고, 선수들에게 잘했다고 하고 싶다. 4년 동안 정말 만족스러웠다"며 "대한축구협회와 이미 거취와 관련해 논의했고, 9월 결정했다. 일단 쉰 다음에 그 다음을 생각하겠다고 했다. 최선을 다해준 선수들에게 감사하다"고 밝혔다. 하지만 포르투갈어를 통역하는 과정에서 의미가 불분명했다.
대한민국은 6일(한국시각) 도하의 스타디움974에서 열린 FIFA 랭킹 1위 브라질(한국 28위)과의 2022년 카타르월드컵 16강전에서 1대4로 패하며 카타르월드컵 여정을 마무리했다. 이 경기가 벤투 감독의 고별무대가 된 셈이다.
벤투 감독은 2018년 8월 17일 대표팀의 지휘봉을 잡았다. 무려 4년4개월의 긴 시간이 흘렀다. 기록도 모두 갈아치웠다. 그는 역대 한국 A대표팀 최장수 사령탑에 이름을 올렸다. 단일 재임 기간 최다승 기록(35승13무9패)도 갈아치웠다.
포르투갈 출신인 벤투 감독은 명문 스포르팅CP에서 감독 생활을 시작했다. 포르투갈 A대표팀 사령탑도 지냈다. 유로2012에서 팀을 4강에 올려놓으며 지도력을 인정받았지만 2014년 브라질월드컵에선 조별리그 탈락으로 빛이 바랬다. 이어 브라질 크루제이루, 그리스 올림피아코스, 중국 충칭 리판 감독을 역임했다.
한국 축구와 만나 새 장을 열었다. 카타르월드컵에서 새로운 성공시대를 열었다. 이번 대회 자국 출신이 아닌 이방인 사령탑으로 유일하게 조별리그에서 생존했다. 가치가 올라간만큼 대한민국을 떠난 후 러브콜도 쇄도할 것으로 보인다.
벤투 감독에 대한 그동안의 평가는 극과 극으로 엇갈렸다. 뚝심있게 '후방 빌드업' 축구를 밀고 나갔다. 일부에선 고집이 세고 또 살갑게 커뮤니케이션하지 않는다며 깎아내렸다. 결과적으로 그는 한국 축구에 '봄'을 선사했다.
벤투 감독은 "그동안 한국 대표팀을 이끌 수 있어서 매우 자랑스럽다. 지난 4년 4개월 동안 선수들과 동고동락하면서 훈련했다. 우리 선수들은 정말 훌륭한 실력을 보여줬다. 내가 함께 일했던 선수 중 최고"라고 덧붙였다.
한편, 축구협회는 이미 차기 사령탑 선임을 위해 물밑작업을 진행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도하(카타르)=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