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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 용 기자] 결과는 아쉬웠지만, 이 골을 본 우리는 승자.
하지만 지켜보는 팬들 입장에서는 정말 재밌는 경기이기도 했다. 전반 2실점을 하며 일찌감치 경기를 포기하는 듯 했지만, 한국 선수들은 후반 물러서지 않고 맞서 싸웠다. 그리고 조규성이 연속 헤딩골을 터뜨리며 경기 균형을 맞췄다. 달라진 한국 축구의 모습이었다.
벤투 감독은 1차전 우루과이와의 경기에서 부진했던 황의조를 빼고 K리그 득점왕 조규성을 선발로 출격시키는 파격수를 보여줬다. 조규성은 전반 열심히 뛰었지만, 크게 눈에 띄지 않았다. 이게 다 후반전 폭발을 위한 기다림이었었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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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그 아쉬움을 두 번째 골로 풀었다. 3분 후 조규성은 김진수의 크로스를 초강력 다이빙 헤딩으로 연결시켰다. 엔드라인을 나갈 뻔한 공을 김진수가 기막히게 올려줬는데, 조규성이 더욱 기가 막히게 타이밍을 잡아 골대 방향으로 솟구쳤다. 마치 한마리 독수리가 먹이를 향해 달려들듯이 뛰어오르더니, 가나 골키퍼 아티지기에게 '막을 수 있으면 막아봐'라는 듯 온 몸에 무게를 실어 그대로 공을 찍어버렸다. 마치 농구에서 상대 수비수를 무시하고 골대에 덩크를 내리꽂는 '인유어페이스' 장면을 보는 듯 했다. 온 몸에 소름이 돋게 하는 명장면이었다.
동점이 됐으니, 마음껏 좋아할 수 있었다. 조규성은 흥분을 감추지 못하고 코너 플래그 부근으로 달려가 시원하게 몸을 던졌다. 그리고 일어나 포효했다. 골부터, 세리머니까지 완벽 그 자체였다. 이번 대회 우루과이전 교체 출전 후 '만찢남'으로 세계 팬들의 관심을 끈 조규성이 이번에는 축구 실력으로 자신의 존재감을 확실히 알렸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