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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타르 ON]'결국 증명했다' 도하의 '빛'이 된 '국민욕받이', 나상호-정우영

박찬준 기자

기사입력 2022-11-25 15:41 | 최종수정 2022-11-26 06:37


24일 카타르 알라이얀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대한민국과 우루과이의 경기가 열렸다. 나상호가 우루과이 수비를 제치며 돌파를 시도하고 있다. 알라이얀(카타르)=송정헌 기자songs@sportschosun.com/2022.11.24/

[도하(카타르)=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나에 대한 비판을 지우도록 노력하겠다."

'황태자' 나상호(서울)의 바람은 현실이 됐다. 한국은 24일(한국시각) 카타르 도하의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우루과이와의 2022년 카타르월드컵 H조 조별리그 1차전에서 0대0으로 비겼다. 우려를 희망으로 바꾼 경기였다. 벤투호는 지난 4년간 준비한 '우리 축구'의 힘을 확실히 보여줬다. 강팀을 상대로 능동적인 축구를 펼쳤다. 득점이 아쉬웠지만, 경기력만큼은 찬사를 받기에 충분했다.

주역은 '국대 욕받이'들이었다. 사실 경기 시작 전부터 팬들의 분위기는 좋지 않았다. 나상호 정우영(알 사드)의 투입에 팬들의 시선은 엇갈렸다. 현장 라인업 기사에 '화나요' 반응이 대부분일 정도였다. 꾸준히 벤투 감독의 부름을 받은 나상호는 리그에서 부진이 이유였다. 나상호는 올 시즌 단 8골에 그쳤다. 그 중 5골이 페널티킥 골이었다. 이승우(수원FC)나 김대원(강원) 엄원상(울산)이 대신 뽑혀야 한다는 여론이 지배적일 정도로 시선은 곱지 않았다.

나상호도 이같은 시선을 알고 있었다. 그는 "비판적인 부분에 대해 선수로 일어나는 것은 당연하다. 그게 나인게 부끄럽기도 하고, 노력을 더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번 무대에서 준비한만큼 잘 보여준다면 없어질거다. 경기장 안에서 긍정적인 부분을 가져오도록, 한번에는 불가능하겠지만 없애는게 내 목표"라고 했다.


한국축구대표팀 정우영이 24일(한국시간) 카타르 알라얀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우루과이와의 경기에서 상대와 볼을 다투고 있다. 알라이얀(카타르)=송정헌 기자songs@sportschosun.com/2022.11.24/
정우영은 대표적인 '욕받이'였다. 경기가 풀리지 않거나, 부진할때마다 도마에 올랐다. 한 명의 수비형 미드필더, 벤투식 축구의 구조 상 쉽지 않은 자리에서 뛰고 있음에도, 팬들의 '타깃'이 됐다. 최종예선에서의 맹활약으로 어느정도 시선을 돌렸지만, '본선에서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평가가 더 많았다. 손준호(산둥)가 뛰어야 한다는 여론이 우세했다.

그런 두 선수가 우루과이전 선발 라인업에 포함됐으니 당연히 반응이 좋지 않을 수 밖에 없었다.

하지만 이들은 실력으로 여론을 바꿨다. 나상호는 오른쪽에서 헌신적인 플레이를 펼쳤다. 엄청난 기동력으로 김문환(전북)과 협력 수비를 펼쳤다. 공격 시에도 유려한 탈압박과 여유 있는 연계를 보여줬다. 벤투 감독이 왜 나상호를 신임했는지 유감없이 보여줬다. 정우영도 맹활약을 펼쳤다. 우루과이의 역습을 온몸으로 막았다. 수비에서 헌신적인 플레이를 보여줬을 뿐만 아니라, 공격시에서도 큰 실수 없이 빌드업의 중추 역할을 했다.

이를 악 문 두 선수의 맹활약 속 대표팀은 더욱 힘을 냈다. 월드컵은 결국 증명하는 무대다. 자신이 이 무대에 뛸 자격이 있다는 것을 보여주면 된다. 나상호와 정우영은 결국 자신의 가치를 증명했다. 4년 전 맹활약으로 '빛영권'이 된 김영권(울산)처럼 말이다.


도하(카타르)=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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