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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타르 ON]'15분→13분→8분' 겁나는 인저리타임…'침대 축구' 절대 안돼

이건 기자

기사입력 2022-11-22 04:22 | 최종수정 2022-11-22 0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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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하(카타르)=이건 스포츠조선닷컴 기자]침대 축구의 본거지에서 더 이상 침대를 찾기 힘들 것 같다. 2022년 카타르월드컵 개막 후 3경기에서 기존에 볼 수 없었던 추가시간이 나왔다.

20일 카타르와 에콰도르의 월드컵 개막전 경기. 대기심은 전반 추가시간과 후반 추가 시간 각각 6분씩, 총 12분을 들어올렸다. 에콰도르가 2대0으로 이겼다.

시작에 불과했다. 21일 열린 잉글랜드와 이란의 경기에서는 전반 추가시간 15분, 후반 추가시간 10분이 공지됐다. 후반 추가시간의 경우 추가시간의 추가시간을 적용, 총 13분이나 선수들이 더 뛰었다. 전후반 추가시간을 모두 합치면 28분을 더 뛴 셈이다. 30분짜리 연장전을 소화한 것이나 다름없다. 잉글랜드가 6대2로 승리했다.

이같은 기조는 세네갈과 네덜란드 경기로 이어졌다. 전반 추가시간은 양호했다. 3분에 불과했다. 그러나 후반 추가시간은 8분이었다. 주심은 그 추가시간에 또 다른 추가시간을 붙였다. 8분을 넘겼다. 그 사이 네덜란드는 쐐기골을 박았다. 2대0으로 승점 3점을 챙겼다.


14분의 추가시간
추가시간 연장의 이유는 무엇일까. 우선 부상 여파가 크다. 잉글랜드와 이란전의 경우 전반 8분 이란 골키퍼 알리레자 베이란반드가 다쳤다. 공을 막는 과정에서 동료 수비수 마지드 호세이니와 충돌하며 다쳤다. 골키퍼가 다치면 피치 위에서 끝까지 치료르 할 수 있다. 베이란반드의 부상 그리고 교체 아웃까지 많은 시간이 소진됐다. 후반전 역시 비슷했다. 잉글랜드 수비수 해리 매과이어가 다치면서 치료를 장시간 받았다. 네덜란드와 세네갈전도 부상이 원인이었다. 후반 24분 세네갈의 쿠야테가 네덜란드 데 용과의 충돌로 인해 다쳤다. 피치 위에 누웠고 상당 시간 치료를 해야 했다.

국제축구연맹(FIFA)의 의지가 다분히 반영되어 있다. 축구협회 관계자에 따르면 FIFA는 최근 '침대 축구' 퇴출에 신경을 쓰고 있다. 침대 축구란 특정팀이 시간을 끌기 위해 작은 접촉 등에도 크게 쓰러진 뒤 제대로 일어나지 않는 비매너 플레이를 말한다. 중동팀들이 이기고 있을 때 많이 쓰는 '더티 플레이'의 일환이다. 중동팀들은 대부분 이를 부끄러워하지 않고 승리의 수단으로 애용하곤 한다.

이번 카타르 월드컵은 중동에서 열린다. 침대 축구의 본거지에서 열리는 만큼 이란이나 사우디아라비아, 카타르 등 중동팀들은 강팀을 상대로 아무런 부끄러움없이 침대 축구를 보여줄 것이라는 예상이 컸다. 침대축구가 계속 만연해나갈수록 경기의 질은 떨어진다. 그리고 관중들의 재미도 반감된다. 축구 흥행을 위협할 수 있다.

이에 FIFA는 6월 열린 워크숍에서 '추가시간을 엄격하고 현실적으로 적용하겠다'고 발표했다. 침대축구로 시간을 끌면 끌수록 거기에 대한 추가시간을 그만큼 늘려 부당한 이득을 보지 않게 하겠다는 의미였다. 개막 후 3경기에서 이런 의지를 제대로 보여줬다. 축구계에서 침대 축구가 사라지게 하려는 발걸음의 시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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