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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타르 ON]우루과이도 떨고 있다, 한국전에 올인할 수밖에 없는 이유

박찬준 기자

기사입력 2022-11-22 03:59 | 최종수정 2022-11-22 10:07


우루과이 축구대표팀 디에고 알론소 감독이 19일 카타르 도하 알 에르살 트레이닝센터에서 선수들의 훈련을 지켜보고 있다. 도하(카타르)=송정헌 기자songs@sportschosun.com/2022.11.19/

[도하(카타르)=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한국과 마찬가지로, 우루과이 역시 첫 경기에 '올인'이다.

단순히 대회 전체 분위기를 좌우하는 첫 경기라서가 아니다. 이번 우루과이 대표팀을 설명하는 핵심 키워드는 '세대교체'다. 우루과이는 지난해 12월 무려 15년간 팀을 이끈 오스카르 타바레즈 감독(75) 시대를 끝내고 47세의 젊은 디에고 알론소 감독 체제로 전환했다. 카타르월드컵 본선행이 어려워 보였던 그때, 알론소 감독의 승부수는 '젊은 피'였다. 다윈 누녜스(23·리버풀), 페데리코 발베르데(24·레알 마드리드), 로드리고 벤탄쿠르(25·토트넘), 로날드 아라우호(23·바르셀로나) 등을 전면에 내세웠다.

처방은 멋지게 맞아 떨어졌다. 7위에 머물던 우루과이는 남은 4경기를 모두 승리로 장식하며 3위로 월드컵 본선행에 성공했다. 알론소 감독의 세대교체는 더욱 가속화가 붙었다. 파쿤도 펠리스트리(20·맨유), 마누엘 우가르테(21·스포르팅) 등 20대 초반 선수들도 기회를 얻었다. 물론 루이스 수아레스(35·클루브 아메리카), 에딘손 카바니(35·발렌시아), 디에고 고딘(36·벨레스) 등 그간 우루과이 축구를 이끌어온 베테랑 자원들도 여전하지만, 지금 우루과이의 핵심은 누가 뭐래도 '영건'들이다. 나디아 포메이도 탈레도스 기자는 "누녜스, 발베르데, 벤탄쿠르가 우루과이에서 가장 중요한 선수들이다. 이 선수들이 제 역할을 해야 베테랑 선수들도 힘을 받을 수 있다"고 했다.

여기서 우루과이의 고민이 시작된다. 1982년 스페인 대회부터 40년간 9번의 월드컵을 현장에서 취재한 엘 리오네그렌세의 하비에르 데 레온 기자는 "4강까지 갔던 2010년 남아공대회 당시 우리에게는 '훌륭한(GREAT)' 선수가 많았다. 월드클래스급 선수들이 포지션마다 자리했다"며 "지금은 아니다. 물론 젊은 선수들은 '좋은(GOOD)' 선수들이다. 하지만 2010년 남아공 대회 당시 수준은 아니다"고 했다. 경험 부족을 지적했다. 누녜스, 발베르데 등은 물론 알론소 감독 역시 월드컵 경험이 없다.


우루과이 축구대표팀 무슬레라가 19일 카타르 도하 알 에르살 트레이닝센터에서 훈련을 하고 있다. 도하(카타르)=송정헌 기자songs@sportschosun.com/2022.11.19/
여기에 '핵심 수비수' 아라우호까지 빠진다. 아라우호는 지난 9월 이란과의 A매치에서 허벅지를 다쳤다. 월드컵 출전이 쉽지 않다고 했지만, 기적 같은 회복으로 최종 엔트리에 이름을 올렸다. 하지만 아직 100% 회복은 아니다. 첫 경기 출전은 불가능한 상황이다. 우루과이는 막강 공격진과 허리진에 비해 수비진이 약하다. '우루과이 레전드' 거스 포옛 그리스 감독은 "우루과이는 기본적으로 수비와 조직을 기반으로 경기를 한다. 전체적으로 좋은 전력이지만, 후방은 아니다. 고딘은 뛰지 않았고, 호세 히메네스는 부상"이라고 했다. 결국 아라우호가 정상으로 돌아올때까지 버텨야 한다.

일단 첫 경기를 잘 넘기는게 중요하다. 바로 24일 펼쳐지는 한국과의 1차전이다. 레온 기자는 "우루과이의 이번 대회 성패의 50%는 첫 경기 결과가 쥐고 있다"고 단언했다. 그는 "한국전에서 어떤 결과를 받아드느냐에 따라, 나머지 50% 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 젊은 선수들이 탄력을 받는다면, 기대 이상의 성적을 거둘 수도 있지만, 그렇지 않는다면 실패로 끝날 수도 있다"고 했다. 포옛 역시 "한국과의 첫 경기가 관건이다. 스타트를 잘 끊으면 팀은 점점 더 좋아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알론소 감독도 이런 의견에 동의하는 듯 하다. 훈련 중 '가상 태극전사'가 새겨진 에어백을 준비하는 등 우루과이는 한국전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도하(카타르)=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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