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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타르 ON]'축구종가' 6대2 대승의 의미, 56년 만의 우승을 풀 수 있는 전력일까

박찬준 기자

기사입력 2022-11-22 05:07 | 최종수정 2022-11-22 0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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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하(카타르)=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축구종가' 잉글랜드의 염원은 하나다.

바로 월드컵 우승이다. 잉글랜드는 1966년 자국에서 열린 대회 이후 무려 56년간 '줄리메컵'을 들어올리지 못했다. '축구 종주국'이라는 타이틀이 무색하다. 세계 최고의 리그라 불리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를 보유하고도, 숙원을 풀지 못하고 있다. 매 대회마다 '황금세대'라며 기대를 높였지만, 결과는 '역시나'였다.

과연 2022년 카타르월드컵은 다를까. 첫 경기만 놓고보면 긍정적이다. 잉글랜드는 21일(한국시각) 카타르 도하의 칼리파 인터내셔널 스타디움에서 열린 이란과의 2022년 카타르월드컵 조별리그 B조 1차전에서 6대2 대승을 거뒀다. 상큼한 출발이었다. 주드 벨링엄의 첫 골을 시작으로 부카요 사카, 라힘 스털링, 마커스 래시포드, 잭 그릴리쉬 등이 릴레이골을 넣었다.

눈여겨 볼 것은 2000년대생 신성들의 맹활약이었다. 2003년생 벨링엄은 월드컵 역사상 첫 2000년대생 득점자로 이름을 올리게 됐다. 19세145일에 골을 터뜨린 벨링엄은 18세190일에 골맛을 본 마이클 오언에 이은 역대 두번째 최연소 득점자로 기록됐다. 2001년생 사카는 멀티골을 폭발시켰다. 잉글랜드 축구사에서 21세 이하 선수 2명이 월드컵 경기에서 동시에 골을 기록한 건 최초의 기록이다.

가레스 사우스게이트 감독이 이어온 세대교체에 방점이 찍히는 분위기다. 사우스게이트는 부임 후 첫 메이저대회였던 2018년 러시아월드컵에서 세대교체의 신호탄을 알렸다. 당시 23명 중 단 2명을 제외하고 전원이 첫 월드컵 출전이었다. 도박이라고 했지만, 결과는 성공이었다. 1990년 이탈리아 대회 이후 처음으로 4강에 올랐다. 유로2020를 통해 세대교체는 더욱 가속화됐다. 1990년생 조던 헨더슨과 카일 워커가 최연장자로, 선수단 대부분이 1990년대 후반, 2000년대 초반생으로 구성됐다. 잉글랜드는 아쉽게 결승에서 이탈리아에 패했지만, 준우승을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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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년간 세대교체를 통해 틀을 완성한 잉글랜드는 4년간 꾸준히 발을 맞췄다. 이란전 베스트11 중 30대는 키에런 트리피어, 단 한 명 뿐이었다. 첫 경기부터 위력을 발휘했다. 사우스게이트 감독이 강조하는 단순하면서도, 정확한 공격이 이란을 상대로 제대로 통했다. 측면 공격과 세트피스를 중심으로 한 잉글랜드의 공격은 날카로웠다. '좌우 풀백' 루크 쇼와 트리피어는 과감한 오버래핑과 정확한 크로스로 기회를 만들었다. 2018년 러시아 대회에서 위력을 발휘한 세트피스도 여전했다. 트리피어의 킥과 해리 매과이어의 높이는 알고도 막을 수 없는 루트였다.

대거 선수를 교체하고도 경기력이 떨어지지 않았다는 점도 주목할만 하다. 그만큼 선수층이 두텁다는 이야기다. 젊은 삼사자 군단은 많이 뛰면서도, 기술적이었고, 역동적이면서도, 정확했다. 물론 상대 이란이 정상전력이 아니었지만, 까다로운 첫 경기부터 완승을 거뒀다는 것은 '이번에야 말로'를 외치는 잉글랜드 팬들을 기대케 하는 부분이다.


도하(카타르)=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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