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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사일(카타르)=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라스트 댄스'를 꿈꾸던 '황제' 리오넬 메시가 첫 스텝부터 꼬였다.
시작은 산뜻했다. 전반 1분 만에 결정적인 찬스를 잡았다. 하지만 왼발슛은 골키퍼의 슈퍼세이브에 막혔다. 기어코 사우디 골문을 뚫었다. 아르헨티나와 사우디 선수의 몸싸움이 비디오 판독(VAR)을 통해 페널티킥으로 선언됐다.
전반 10분, 키커로 나선 메시는 침착하게 상대 골키퍼 모하메드 알 오아이스를 반대로 따돌리고 골네트를 갈랐다. 메시의 월드컵 7호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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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볼만 하다'는 분위기가 만들어지자 인근 카타르로 온 수많은 팬들의 목소리가 더욱 높아졌다. 아르헨티나 응원단을 압도하며 홈 분위기를 만들었다. 사우디 선수들이 화답했다. 후반 3분 살레흐 알 셰흐리가 상대 수비 실수를 틈타 멋진 왼발슛으로 동점골을 만들었다. 열광적인 분위기, 사우디는 기어코 승부를 뒤집었다. 8분 혼전 상황에서 살렘 알 도사리가 수비수를 벗겨낸 뒤 절묘한 오른발 감아차기로 또 한번 아르헨티나의 골망을 흔들었다.
이후 아르헨티나는 훌리안 알바레스, 엔조 페르난데스 등을 투입해 동점을 노렸지만, 이미 기세는 꺾였다. 메시조차 분위기에 말렸다. 장기인 프리킥 마저 어이없이 빗나갔다. 상대에게 줄 볼을 가져가는 등 자존심 마저 내려놨지만, 사우디의 집중력 있는 수비에 힘을 쓰지 못했다. 사우디는 고비마다 모하메드 알 오아이스 골키퍼의 선방쇼까지 더해지며 기어코 리드를 지켰다.
사우디는 멋진 경기력으로 아시아 축구의 자존심을 살렸고, 메시는 또 한번 월드컵이라는 벽을 실감, 험난한 길을 걷게 됐다.
루사일(카타르)=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