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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비상' SON 월드컵 불발 위기, 단팥 빠진 붕어빵 돼버리나

김용 기자

기사입력 2022-11-03 08:29


27일 오후 서울 상암동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한국과 카메룬의 A매치가 열렸다. 플레이하는 손흥민. 상암=송정헌 기자songs@sportschosun.com/2022.09.27/

[스포츠조선 김 용 기자] 손흥민 없는 월드컵, 상상이나 할 수 있을까.

불길했는데, 현실이 돼버렸다. 한국 축구에 '초비상' 사이렌이 켜졌다.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 '캡틴' 손흥민이 안면 골절 판정을 받았다. 곧바로 수술대에 오른다.

손흥민은 2일(한국시각) 열린 마르세유와의 유럽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마지막 경기에 선발 출전했다. 하지만 손흥민은 전반 25분 하프라인 부근에서 공중볼 경합을 벌이다 상대 찬셀 음벰바와 충돌했다. 음벰바의 어깨가 손흥민의 얼굴을 강타했다. 고의성은 없는 플레이였지만, 손흥민에 엄청난 충격에 가해진 건 분명했다.

손흥민은 얼굴을 감싸고 쓰러졌고, 곧바로 교체돼 그라운드를 빠져나갔다.

크게 다쳤다, 경기 후 라커룸에서 동료들과 기념 사진까지 찍었으니 큰 부상은 피했을 것이다라는 의견이 갈렸다. 그런데 정밀 검진 결과는 충격적이었다. 왼쪽 눈 아래 광대뼈 골절 판정을 받은 것이다.

소속팀 토트넘에도 충격이겠지만, 가장 충격이 큰 건 파울루 벤투 감독을 비롯한 한국 대표팀이다. 이제 카타르 월드컵이 보름 앞으로 다가왔다. 한국의 첫 경기인 우루과이전은 불과 20여일 남았다. 그런 가운데 손흥민이 수술을 받게 됐다는 건, 월드컵 출전에 빨간불이 켜졌다는 걸 의미한다.

손흥민은 더 이상 설명이 필요 없는 한국 축구의 핵심이다. 팀 전력의 70% 이상을 혼자 차지한다 해도, 과언이 아닌 존재다. 최전방이든, 측면이든 벤투 감독은 모든 경기를 손흥민 위주로 풀었다.


안그래도 이번 월드컵 대표팀은 이전과 비교해 전력 완성도가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는다. 공격진은 황의조(올림피아코스) 황희찬(울버햄턴) 등이 최근 부진하며 더 힘든 상황이다. 그런데 손흥민까지 빠져버린다며 말 그대로 치명타다.

흥행 측면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모든 마케팅이 손흥민 위주다. 대표팀 경기를 지켜보는 팬들의 많은 수도 손흥민의 플레이를 기대한다. 그 선수가 빠지면 '단팥 빠진 붕어빵'으로 전락하게 된다.

2014 브라질 월드컵 때는 잠재력 넘치는 막내급 선수였다. 2018 러시아 월드컵을 기점으로 대표팀의 핵심으로 자리잡았다. 이번 카타르 월드컵이 손흥민의 선수 인생 가장 큰 도전이 될 수 있었다. 선수로서 최전성기에 맞이한, 자신이 모든 걸 이끌어가는 월드컵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월드컵이 물건너가게 생겼다. 한국 축구, 손흥민에게 모두 아쉬운 일이다. 기적적인 회복 속도를 보이고, 마스크를 착용하는 등의 방법으로 출전 의지를 다져볼 수 있겠지만 아무리 빨라도 1달 이상의 회복 시간이 필요하고 그 상태로 경기에 나서도 100% 컨디션을 발휘할 수 있을지 미지수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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