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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성원 기자]될성부른 '최고의 재능'이었다. 요즘은 연령대별 유소년 시스템이 구축돼 있지만 20년 전만해도 상상도 못했던 일이었다. 그는 서울 도봉중 3학년 때인 2003년 FC서울에 입단했다. 쉽게 설명해 '아역' 출신으로 프로에 첫 발을 내디뎠다.
그러나 운명의 시샘은 가혹했다. 2011년 프리시즌에서 정강이뼈 복합골절로 9개월간 그라운드에서 이탈했고, 그의 공백에 아파했던 볼턴도 끝내 2부 리그로 강등됐다. 이청용도 후유증이 컸고, 예전의 환희도 돌아오지 않았다. 그는 크리스탈팰리스, 보훔을 거쳐 2020년 K리그로 복귀했다. 울산이 '만년 2위'의 고리를 끊기 위해 그의 손을 잡았다. 울산의 첫 시즌 숨고르기를 한 그는 지난해말 홍명보 감독이 지휘봉을 잡으면서 주장 완장을 찼다. 지난해까지도 아픔은 이어졌다. 고비마다 찾아오는 부상도 그의 발목을 잡았다.
2022시즌은 달랐다. 부상의 굴레부터 벗어던졌다. K리그에서 35경기에 출전, 3골-2도움을 기록하며 순도높은 활약을 펼쳤다. '주장 클래스'도 특별했다. 강력한 카리스마와는 거리가 멀었다. 대신 '엄마같은 주장'으로 안정감을 줬다. 따뜻한 리더십으로 마침내 울산에 '마법같은 우승'을 선물했다.
이청용은 "이렇게 큰 상을 받는 것이 맞는 건지 잘 모르겠다. 한국 축구를 위해 더 열심히 하라는 뜻으로 감사히 받겠다"며 "시즌 초부터 끝까지 1위 자리를 지켜 우승을 했지만, 지난 몇 년간 온 길을 되돌아보면 쉽지 않았다. 중요한 것은 포기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울산 현대처럼 포기하지 않고 도전하셨으면 좋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또 "MVP를 받았기에 이번 시즌이 더 특별하고 더 성공한 축구인생이라 생각치 않는다. 저에게 박수 보내주시고 관심 가져주시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성공한 인생이다"고 덧붙였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