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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지 않은 날이 없었다" 박주영의 미소, '챔피언' 울산의 얼굴

김성원 기자

기사입력 2022-10-24 02:39 | 최종수정 2022-10-24 06:20



[울산=스포츠조선 김성원 기자] "감독님이 우승트로피를 들어올리는 모습을 보고 싶다." 지난 시즌을 끝으로 FC서울과 결별한 후 홍명보 울산 현대 감독의 품에 다시 안긴 박주영의 첫 일성이었다.

홍 감독은 올초 열린 박주영의 입단 기자회견에 동석했다. 2012년 런던올림픽 이후 10년 만의 '투샷'도 화제가 됐다.

2022시즌이 막을 내렸다. 박주영의 울산 꿈은 현실이 됐다. 울산이 17년 만의 K리그1 우승트로피를 들어올렸다. 박주영은 울산의 화려한 대관식이 열린 23일 제주 유나이티드와의 리그 최종전에서 후반 32분 투입돼 대미를 장식했다.

그는 "특별히 한 게 없는데 우승까지 하게 돼 기분이 너무 좋다. 17년 동안이나 기다려온 팬들의 염원이 코칭스태프와 선수들이 잘 어우러져서 이런 결과를 만든 것 같다"며 미소지었다.

박주영은 잘 보이지는 않았지만 뒤에서 힘을 보탰다. 제주전을 포함해 6경기 출전이 전부지만 주전과 비주전의 경계를 허물고 선수들을 하나로 묶었다.

빛을 보지 않는 선수들과의 '캠핑', 엔트리 제외에도 불구하고 홈경기는 '개근'이었다. 파이널라운드 들어서는 원정경기에도 함께하며 '원팀'에 일조했다. 하지만 박주영은 "숟가락만 얹었다"며 손사래를 쳤다. 이어 "선수들이 올해 얼마나 중요한지 잘 알고 있었고, 준비를 잘 해온 결과"라고 말했다.

박주영은 해외 생활을 제외하고 국내에선 서울에서 줄곧 선수생활을 했다. 11년의 동행이 멈췄다. 그래서일까. 박주영에게 올해는 더 특별한 시즌이었다. "새 팀으로 옮겼지만 더 좋은 결과를 만들었다. 나도 많이 느꼈다. 새로운 방향을 제시한 것 같아 개인적으로 만족한다. 리그는 우리가 우승한만큼 서울이 FA컵 우승을 해주면 금상첨화다." 친정팀을 향한 애정도 묻어났다.

홍 감독을 향해서는 존중 그 자체였다. 박주영은 "작년 한 해를 겪으시고 올해를 정말 잘 준비하신 것 같다. 또 선수들도 그 아래서 잘 배워서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았다. 옆에서 보면서 우승이 간절하다는 걸 봤다"며 "후배들에게 너무 감사하다. 감독님의 바람이 있었고 실제로 이루어져 두 배로 기분이 좋다. 울산이 깜짝 우승이 아닌 2~3년 갈 수 있는 강팀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박주영과 울산의 계약기간은 1년이다. 적어도 끝은 아닌 것 같다. "잘 모르겠다. 아무것도 결정된 것이 없다. 볼 차는 것이 좋으면 더 하는 것이고 싫으면 그만 하는 것이다. 이제 깊게 생각해보겠다." 묘한 여운이 남았다.

박주영은 행복했다. 그는 "하루하루 정말 즐겁게 했다. 웃지 않은 날이 없었다. 경기는 감독님의 결정하시는 것이라 신경쓰지 않는다. 나보다 나은 선수들이 많았고 선수들이 고생한 결과"라며 "올해도 밥을 많이 사줬다. 사실 제가 많이 도움 준 게 없다. 선수들이 잘 하고 팬 여러분들, 감독님 스태프들이 잘 해준 것이지 제가 밥산다고 결과가 달라진 건 아니다"고 밝게 이야기했다.

박주영의 미소가 2022년 챔피언 울산의 얼굴이었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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