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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17일, 1987년생 공격수들의 운명이 갈렸다.
아무리 시대가 달라져 30대 중반에도 왕성하게 활약할 수 있다곤 하지만, 34세는 분명 많은 나이이긴 하다.
같은 날, 벤제마와 동갑내기이자 과거 레알 동료였던 공격수는 축구화를 벗었다. 아르헨티나 출신 곤살로 이과인(인터 마이애미)은 18일 뉴욕시티와의 미국프로축구(MLS) 원정경기에서 현역 마지막 경기를 소화했다. 만감이 교차했는지 경기 후 펑펑 울었다.
둘은 2009년부터 2013년까지 레알에서 한솥밥을 먹었다. 하지만 포지션이 겹쳐 동시에 투입되는 날은 손에 꼽았다. 한 명이 선발로 뛰면 다른 선수는 교체로 투입됐다. 섞일 수 없는 물과 기름같았다.
2010년 12월, 당시 레알 사령탑이던 조제 무리뉴(현 AS로마)는 레알 사라고사전을 앞두고 이과인을 '개', 벤제마를 '고양이'로 각각 비유했다. 부상 중인 이과인을 대신하기 위해 '고양이'를 사냥에 데려갈 수밖에 없다고 했다.
"사냥을 갈 때 고양이만 있으면 고양이라도 데려가야 한다. 그냥 갈 순 없지 않나. 그런데 (사냥에)뛰어난 개와 함께 간다면 더 많이 사냥할 수 있다." 무리뉴 감독은 이과인의 실력을 더 높이 평가했던 것으로 보인다.
이과인은 2013년 레알을 떠나 나폴리로 이적했다. 이후 유벤투스로 이적해 세리에A 최고의 공격수로 거듭났다. 벤제마는 호날두 파트너로 오랜세월 주조연 역할을 하다 2018년 호날두가 (이과인이 있는)유벤투스로 떠난 뒤 에이스로 탈바꿈했다. 그리고는 발롱도르를 수상했다.
호날두에 밀린 이과인은 AC밀란과 첼시로 연속해서 임대를 떠났지만, 뜻대로 풀리지 않았다. 내리막을 탔다. 2020년 유럽을 떠나 미국에 새 둥지를 텄다. 그곳에서 2년간 활약한 뒤 축구화를 벗었다. 아르헨티나 대표팀 커리어도 2018년 끝났다.
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