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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성원 기자]홍명보 울산 현대 감독(53)과 최용수 강원FC감독(51)은 '호형호제'하는 둘도 없는 선후배 사이다. 2002년 한-일월드컵 4강 신화의 주역이지만 인연은 그 이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1998년 프랑스월드컵 아시아예선 때부터 룸메이트였다. 홍 감독이 '방장', 최 감독은 '방졸'이었다. 당시 최 감독이 TV리모컨을 손에서 놓지 않고 잠드는 습관이 있었는데, 홍 감독은 매일 밤 '동생'의 수면 여부를 확인했던 추억이 있다.
감독으로 현재까지의 상대전적은 '극과 극'이다. 홍 감독이 4전 전승이다. 올 시즌 K리그에서 3연승이고, 1승은 중국에서 거뒀다. 홍 감독은 항저우, 최 감독은 장쑤를 이끌 때였다. 당시 우승을 다투던 장쑤가 강등 위기의 항저우에 0대3으로 완패해 '난리'가 난 적이 있다. 그래서 최 감독은 "이제는 징크스의 고리를 끊어야 한다. 울산만큼은 잡고 싶다"며 노래를 부르고 있다.
그런데 '운명의 장난'처럼 판이 더 커졌다. '형'은 울산의 17년 만의 K리그 우승, 감독으로 생애 첫 우승이 걸린, '동생'은 ACL 티켓을 바라고 있는 무대에서 충돌하게 됐다. 강원과 울산은 16일 오후 2시 춘천송암스포츠타운에서 '하나원큐 K리그1 2022' 파이널A 4라운드에서 맞닥뜨린다.
사실 지난 라운드에서 울산이 포항에 승리하거나, 강원이 전북과 비기기만해도 운명은 비켜갈 수 있다. 하지만 현실이 되지 않았다. 그래서 더 양보할 수 없게 됐다.
승부는 늘 그렇듯 냉혹할 뿐이다. 두 사령탑 모두 그라운드에 서기만 하면 물불 가리지 않는 승부사다. 홍 감독은 '끝'을 그리고 있다. 최 감독은 '끝까지'를 외치고 있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