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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한동훈 기자] 성공한 덕후라고 해야 할까, 개념이 없다고 해야 할까. 덴마크의 한 기자가 공식 인터뷰에 앞서 돌발적으로 팬심을 나타내며 사진 촬영을 요청해 화제다.
맨시티와 코펜하겐은 12일 새벽 1시 45분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2022~2023 챔피언스리그 G조 예선 4차전 격돌한다. 맨시티는 3연승으로 1위, 코펜하겐은 1무 2패로 최하위다. 공식 기자회견은 경기 전날 거행된다.
BT스포츠의 카메라가 돌아가고 있는 가운데 맨시티 펩 과르디올라 감독이 입장했다. 그러자 한 기자가 나타나 펩이 앉은 테이블에 녹음기로 보이는 장치를 놓았다. 여기까지는 자연스럽다.
BT스포츠는 이 영상과 함께 '이 녀석아, 때와 장소가 있다'라며 뼈가 있는 설명을 덧붙였다.
영국 매체 '더 선'은 '기자회견 질문이 시작되기 전, 마스크를 쓴 지역 기자가 전화기를 들고 다가왔다. 펩은 너무 놀라서 Sorry?라고 정중하게 말했다. 과르디올라는 그 기자가 사진을 찍으려고 애쓰는 동안 어색하게 기다려야 했다'라고 묘사했다.
사실 덴마크 기자 입장에서 맨시티는 적군이나 마찬가지다. 코펜하겐이나 맨시티나 유럽대항전에서 격돌하면 똑같이 승점 3점을 주는 상대일 뿐이다. 게다가 사전 공식 기자회견은 양 팀 수장이 출사표를 던지며 전의를 불태우는 자리다. 적장을 향해 팬심을 노골적으로 드러낸 셈이다.
물론 맨시티는 현존 최강의 스타군단을 거느린 빅클럽이다. 덴마크에 또 언제 이런 공식전을 펼치러 올지는 알 수 없다. 인터뷰가 끝나고 퇴장하는 길이나 혹은 경기가 끝난 뒤에도 기자회견이 열린다. 주요 일정을 마치고 나서 개인적인 소망을 충분히 이룰 수 있었다. 때문에 BT스포츠도 굳이 '때와 장소를 가려야 한다'라고 불편한 심기를 나타낸 것으로 보인다.
한동훈 기자 dhh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