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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기란 없다" 1%의 역전에 도전하는 박동혁 충남아산 감독의 필승각오

이원만 기자

기사입력 2022-10-11 14:18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스포츠조선 이원만 기자] '최후의 결전, 인생을 걸어라!'

K리그2 충남아산FC의 홈구장은 아산 이순신종합운동장이다. 임진왜란에서 왜적을 섬멸하며 '불멸의 영웅'으로 역사에 남은 충무공 이순신 장군의 이름을 따왔다. 이순신 장군은 '난중일기' 등을 통해 여러 명언을 남겼지만, 그 중에서도 가장 큰 무게감을 갖고 있는 말은 아마도 전장에 임하는 자가 가져야 할 비장한 각오를 뜻하는 '생즉사 사즉생(生卽死 死卽生)'일 것이다.

어쩌면 이 명언은 지금의 충남아산 구단이 가장 절박하게 붙들고 있어야 화두가 아닐까. 충남아산은 실낱같이 남은 승격 플레이오프 진출의 가능성을 현실로 만들기 위한 '마지막 승부'를 앞두고 있다. 리그 최종전을 앞둔 현재 충남아산은 리그 6위(승점 51)로 5위 경남FC(승점 53)에 2점차로 뒤지고 있다. 이를 뒤집으려면 최종전에서 반드시 승리해야 한다. 충남아산이 최종전에서 이기고, 경남이 패하면 순위가 뒤집힌다.

문제는 최종전 상대가 너무나 강력하다는 것. 이미 리그 우승을 확정한 광주FC를 15일 홈에서 만난다. 충남아산은 올해 광주에 3전 전패를 당했다. 그러나 박동혁 감독과 충남아산 선수들은 "절대 포기할 수 없다. 반드시 플레이오프에 오르겠다"는 다짐을 가슴속에 새기고 있다. 필승의 각오로 이끌고 전장에 임한 충무공과 그의 함대를 연상케 한다. 그만큼 절실하게 플레이오프 진출을 원하고 있다.

박 감독은 11일 스포츠조선과의 통화에서 "상황이 어려운 건 맞지만, 여기까지 온 이상 절대 포기하고 싶지 않다. 앞으로 또 언제 이런 기회가 오겠나. 물론 다음 기회도 있을 수 있지만, 우선은 지금 기회를 최대한 살려 플레이오프 진출을 완성화고 싶다"며 최종전을 앞둔 각오를 밝혔다.

올 시즌 충남아산은 무수히 많은 우여곡절을 겪었다. 시즌 초반 10위까지 떨어지기도 했지만, 금세 이를 극복하고 4월 하순부터는 꾸준히 5위권을 유지해왔다. 6월 중순에는 4위까지 오른 적도 있다. 8월 중순 이후 다소 힘이 떨어지며 6~7위로 밀려난 적도 있지만, 다시 반등의 에너지를 보여줬다. 리그 행보를 보면 충분히 플레이오프에 오를 자격이 있다.

특유의 에너지와 소통 능력으로 선수들을 하나로 이끌어 온 박 감독은 "아쉬운 점도 많았지만, 선수들이 나를 믿고 정말 잘 따라와줬다. 이제 마지막 경기가 남았는데, 내가 굳이 얘기하지 않아도 선수들이 이미 경기의 중요성을 전부 알고 있을 것이다"라고 광주와의 최종전 의미를 밝혔다. 이어 "나보다 선수들이 더욱 절실하게 플레이오프 진출을 원하는 분위기다. 마음 같아서는 '인생을 걸어라!'라는 강한 메시지를 주고 싶지만, 오히려 역효과가 날 수도 있다. 부드러운 메시지로 선수들을 격려해야 할지 여러 가지로 생각 중이다"라며 최종전을 앞둔 심경을 전했다.

강한 메시지든, 부드러운 메시지든 중요한 건 선수들의 투지와 전력을 최상으로 끌어올리는 것이다. 박 감독은 "남은 기간 선수들의 컨디션을 면밀히 살펴 최상의 몸상태를 만든 선수들을 경기에 내보낼 계획이다. 또 대부분 마지막 홈경기에서 승리하는 경우가 많다. 우리도 작년에 이랜드와의 최종전을 홈에서 펼쳐 이기기도 했다. 이런 좋은 기억들을 떠올리며 경기를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과연 충무공의 기운이 서린 안방에서 '열혈남아' 박 감독과 충남아산 선수들이 기적 같은 승리를 만들어낼 지 주목된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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