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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동장에 사는 요정들'의 좌충우돌 풋살 도전기, 데뷔무대는 '슛 for 건강자산, 게토레이 H-CUP 2022 삼성생명'

박찬준 기자

기사입력 2022-09-05 22:50 | 최종수정 2022-09-07 08:53


사진제공=투에스스포테인먼트

[시흥=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운사요(운동장에 사는 요정), 악!"

국내 최고 시설을 자랑하는 경기도 시흥 HM풋살파크에 힘찬 구호가 울려퍼졌다. 웃음꽃이 피다가도 감독의 지시에 맞춰 훈련을 시작하면 눈빛이 바뀌었다. 진지한 모습으로 설명을 듣고 공을 찼다. 어설픈 동작들도 많았지만, 그래도 제법 자세가 나왔다. 어쩌다 슈팅이 골망을 흔들면, 텐션이 두배는 올라갔다. 지켜보던 이들도 함께 웃었다.

경기장의 꽃, 치어리더들이 풋살을 위해 뭉쳤다. 수원FC와 대전하나시티즌 공식 치어리더들이 함께 만든 풋살 클럽, '요정FC'다. 요정FC는 지난 달 창단했다. 이들을 관리하는 투에스스포테인먼트의 황승현 대표는 "치어리더들이 화려해보이지만, 사실 외롭다. 취미 생활을 거의 하지 않더라. 치어리더끼리 친하게 지내고 싶어도 지방을 다녀야 하니 교류할 시간도 없고, 친목도 힘들다. 그래서 함께 운동을 하자고 제안을 했다. 아무래도 축구 치어리더다 보니 풋살을 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사진제공=투에스스포테인먼트
처음부터 제대로 구색을 갖춰 시작했다. 이름도 요정FC라고 짓고, 유니폼부터 풋살화까지 준비했다. 감독도 선임했다. 축구 관련 예능 프로그램에서 맹활약 중인 라크로스 국가대표 류은규다. 과거 초등학교 여자팀 감독을 했던 경험이 있어 '왕초보' 요정FC 선수들에게 딱이었다. 축구장에서 응원을 주도하는 이들이지만, 풋살은 처음이었다. 규칙도 모르고, 무엇보다 발로 공을 찬 경험 자체가 거의 없었다.

하지만 빠르게 재미를 느꼈다. 대전하나시티즌 치어리더 핀아는 "재밌다. 사실 어렵다. 학창시절 축구 해본 경험도 없다. 그런데 해보니까 매력을 느끼고 있다"고 했다. 이어 "하다보니까 과거 치어리딩 할때는 골이 들어가냐 마냐만 확인했는데, 그 과정까지 조금씩 보게 되더라"라고 웃었다. 수원FC의 치어리더 류현주는 "진짜 재밌어졌다. 처음에는 풋살에 흥미가 없고, 무섭다고 하는 멤버들도 있었다. 하지만 다들 하다보니까 너무 재밌다고 한다. 처음에는 막막하고 볼이 오는게 두려웠는데, 물론 아직 삐끗삐끗하긴 하지만 이를 극복하는 과정 자체가 재밌다. 마인드가 바뀌었다"고 했다.

실력도 조금씩 나아지고 있다. 류은규 감독은 "다들 처음으로 하는데 확실히 치어리딩을 하면서 몸을 쓰는 분들이라 자세가 잘 나온다. 하루 하루 발전 속도가 빠르다"고 엄지를 치켜올렸다.


사진제공=투에스스포테인먼트
이왕 시작한 풋살, 제대로 해보자는 생각이 들었다. 동기부여를 높이기 위해 대회에 출전하가기로 했다. 요정FC의 데뷔 무대는 18일 시흥 HM풋살파크에서 펼쳐지는 '슛 for 건강자산, 게토레이 H-CUP 2022 삼성생명'(주최-삼성생명 HNS 스포츠조선, 파트너-게토레이 롯데칠성, 후원-국민체육진흥공단 가히(코리아테크) 디오션리조트 신성델타테크 낫소 포천인삼영농조합)이다. '슛 for 건강자산, 게토레이 H-CUP 2022 삼성생명'은 '슛 for 건강자산, H-CUP 풋살대회' 중 여성부 대회다. 최근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는 여성 풋살 동호인들을 위해 만든 대회다. 국내 동호인 풋살 대회 중에는 최대 규모, 최고 수준을 자랑한다. 대학 이상의 엘리트 축구 출신 선수도 팀당 1명씩 뛸 수 있다. 전국 5개 지역 예선을 거쳐 전국 챔피언십(시흥)으로 국내 최강팀을 가린다. 예선은 시흥에 이어 서울 동대문/천안(10월 2일), 전주/부산(10월 16일)에서 열린다. 참가신청은 HM풋살파크 홈페이지에서 가능하다. 이미 참가 문의가 쇄도해 마감이 임박한 예선도 있다.

이번 대회가 '신생팀' 요정FC에는 힘겨울 수 있는 무대다. 하지만 악으로 깡으로 맞설 생각이라고 한다. 류현주는 "치어리더들이 승부욕이 엄청 세다. 훈련하다가도 잘 안되면 분이 올라온다. 실제 대회면 더 악에 바쳐서 뛸 것 같다. 울면서 하겠다는 각오로 뛰겠다"고 했다. 핀아는 "살짝 겁이 나기도 하는데, 얼굴은 다치지 않도록 하겠다"며 웃었다. 목표는 1무다. 이번 대회는 조별리그 후 16강부터 결승까지 토너먼트로 우승팀을 결정한다. 우승팀, 준우승팀, 3위팀에는 상금도 있다. 상위 성적 팀에는 전국 챔피언십 출전 기회도 돌아간다. 류은규 감독은 "영화 한산을 봤다. 우리는 전술로 승부를 볼 생각이다. 조금이라도 덜 먹고, 조금이라도 더 넣을 수 있게 잘 준비하겠다"고 했다.


시흥=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사진제공=투에스스포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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