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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이원만 기자] '0대3과 5대0'.
제주는 지난 겨울 이적시장에서 엄청난 투자와 공격적 영입을 통해 팀 전력을 극대화시켰다. 특히 윤빛가람과 최영준을 영입해 기존의 이창민과 함께 'K리그 최고의 미드필더라인'을 구축했다. 덕분에 제주는 K리그1 득점왕 주민규와의 강력한 미드필더진의 공격 시너지 효과를 통해 K리그1의 정상을 위협할 수 있게 됐다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이런 평가는 개막전에서 포항에 0대3으로 참패를 당하며 순식간에 사라져 버렸다. 마치 풍선에 바람이 빠지듯 제주에 대한 기대감은 빠져버렸다. 동시에 개막 선발 라인업을 장식했던 팀의 주력 선수도 함께 '페이드-아웃'됐다. 그가 바로 윤빛가람이었다. 달라진 제주 전술의 중심 역할을 해줄 것이라는 기대를 받았으나 개막전 참패 이후 점점 출전 시간이 줄어들더니 4월 5일 울산 현대전 이후에는 아예 팀 전력에서 사라졌다.
그러나 '비 온 뒤에 땅이 굳는 법'이라는 말처럼 우여곡절을 다 겪고 난 뒤에 윤빛가람은 제주 중원의 새로운 코어 에너지로 자리잡게 됐다. 특히 정확한 패싱 능력과 날카로운 프리킥 능력을 유감없이 보여주며 후반기 제주의 새로운 추진에너지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14일 열린 포항과의 '하나원큐 K리그1 2022' 28라운드 경기에서 윤빛가람은 놀라운 무회전 프리킥슛으로 골을 넣은 데 이어 후반 25분 두 번째 골까지 터트려 시즌 첫 멀티골 활약을 펼쳤다. 덕분에 제주는 약 6개월만에 포항에 당했던 패배에 이자까지 덧붙여 '사이다 복수전'을 완성할 수 있었다. 윤빛가람의 활약도가 어떻게 작용하느냐에 따라 극명하게 달라진 결과가 바로 1라운드와 28라운드 포항전에 드러난다. 멀티골로 포효한 윤빛가람은 "그라운드가 그리웠다"는 말을 통해 그간의 마음 고생과 앞으로의 활약에 대한 자신감을 표현했다. 오랫동안 응축했던 그의 열정이 이제 제주 중원에서 터져나올 차례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