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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인 빙의' 손흥민, 킥 2방으로 대세 갈랐다…주연보다 더 화려한 조연

김성원 기자

기사입력 2022-06-14 21:48 | 최종수정 2022-06-14 21:51


한국과 이집트의 A대표팀 평가전이 14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렸다. 조규성이 팀의 세번째 골을 터뜨리고 기쁨을 나누고 있다. 상암=허상욱 기자wook@sportschosun.com/2022.06.14/

[상암=스포츠조선 김성원 기자]2021~2022시즌 무려 58번째 출격(토트넘 45경기·A매치 13경기)이었다. 6월 A매치 4연전에는 홀로 '개근 선발 출전'했다. 피날레는 더 감동이었다. 주연보다 더 화려한 조연으로 상암벌을 "대~한민국"으로 수놓았다.

손흥민(토트넘)이 조각한 6월의 그라운드는 꿈이었다. 손흥민은 14일 4연전의 마침표인 이집트전에서 또 다른 향기를 물씬 풍겼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서 무려 41골을 합작한 절친 해리 케인으로 빙의된 듯 했다. 케인은 상대의 그물망 수비에 활로를 뚫지 못하면 미드필드까지 진출해 공격을 이끈다. 상대의 뒷공간에는 손흥민이라는 '공식'이 있다. EPL 합작골 신기록은 찰떡호흡인 둘이 보유하고 있는 특별한 훈장이다.

손흥민이 이날 그랬다. 그는 황의조(보르도)와 함께 투톱에 포진했다. 하지만 매끄럽지 못한 볼배급과 단조로운 패턴에 볼도 쉽게 받을 수 없을 정도로 고립됐다. 손흥민의 선택은 '하방'이었다. 미드필드까지 진출하며 이집트의 수비라인을 끌어내렸다.

전반 16분 황의조의 선제골이 압권이었다. 손흥민은 오른쪽 하프라인 부근까지 내려와 볼을 받았다. 그리고 지체없이 오른발이 아닌 왼발로 반대편의 김진수에게 한 치의 오차없는 로빙 패스를 꽂았다. 김진수는 반박자 빠른 타임으로 크로스를 올렸고, 황의조가 손흥민이 없는 빈틈을 파고들며 헤더로 골문을 활짝 열어젖혔다.

상암벌을 채운 5만9172명의 관중은 '파도타기 응원'으로 화답했다. 균형이 깨지자 태극전사들의 공격이 불을 뿜었다. 손흥민이 플레이메이커였다. 그는 전반 21분에는 황의조에게 그림같은 스루패스를 연결했다. 1분 뒤 결승골도 손흥민이 시발점이었다. 그의 날카로운 코너킥이 황의조 헤더를 거쳐 쇄도하던 김영권의 머리로 연결됐다. 김영권은 헤더로 골네트를 갈랐다.

손흥민은 전반 33분에도 하프라인에서 출발해 페널티에어리어까지 진출해 황의조에게 크로스하는 원맨쇼로 서울월드컵경기장을 들썩였다. 후반에도 쉼표는 없었다. 쉴새없이 최전방과 미드필더를 오가는 예측불허의 움직임으로 이집트 수비진을 흔들어놓았다.

결국 손흥민의 킥 두 방이 대세를 갈랐고, 후반 39분과 후반 46분 조규성과 권창훈의 추가골까지 터졌다. 모하메드 살라(리버풀)가 없는 이집트는 대한민국의 적수가 아니었다. 한국은 이집트에 4대1로 대승하며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벤투호는 6월 A매치에서 2승1무1패를 기록했다. 브라질 1대5로 대패로 출발했지만 칠레에는 2대0으로 승리하며 반전에 성공했다. 그리고 파라과이전에서는 0-2로 끌려가다 2대2로 무승부를 만들어냈다. 손흥민은 2경기 연속 프리킥골로 특별한 추억을 선사했다.


하지만 적잖은 과제도 떠안았다. 수비라인의 불안은 최대 현안으로 떠올랐다. 포백은 물론 수비형 미드필더의 해결없이는 월드컵 16강 진출은 요원해 보인다.

파울루 벤투 A대표팀 감독은 7월 동아시안컵에 이어 9월 두 차례의 평가전 후 최종엔트리를 확정해야 한다. 수비의 경우 '제로 베이스'에서 출발해 새로운 해법을 찾아야 한다. 2022년 카타르월드컵 조별리그에서 맞닥뜨리는 포르투갈, 우루과이, 가나는 칠레, 파라과이, 이집트보다 훨씬 전력이 우세하다는 점을 간과해선 안된다.
상암=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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