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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성원 기자]'꿈의 무대'인 유럽챔피언스리그보다 더 힘든 대회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라고 한다. 난다 긴다 하는 세계 최고의 선수들이 모인 것은 기본이고, 서슬 퍼런 경쟁 또한 타의추종을 불허한다. 2021~2022시즌도 마지막까지 엎치락뒤치락하는 갱없는 드라마 속에 최후에 우승(맨시티), 빅4(맨시티-리버풀-첼시-토트넘), 강등(번리-왓포드-노리치시티)팀이 모두 결정됐다.
손흥민의 '단독 득점왕'이 유력했다. 하지만 득점왕 경쟁을 펼치던 모하메드 살라(리버풀)가 후반 39분 23호골을 터트렸고, 이대로 둘의 경쟁은 마침표를 찍었다. EPL 사무국은 이 상황에 대비해 '골든 부트' 트로피를 2개 준비했다. 손흥민은 살라와 득점왕을 공동 수상했다.
EPL의 새 역사가 열리는 순간이었다. 손흥민은 아시아 선수 최초로 EPL 득점왕에 올랐다. 한국을 넘어 아시아 축구도 세계 최고 리그인 EPL의 득점왕 보유국과 대륙이 됐다.
손흥민이 찬란한 이유는 또 있다. 영국 현지에선 '불멸의 기록'에 방점을 찍었다. 손흥민은 'PK골' 없이 순수하게 필드골로 득점왕을 차지했다. 주발인 오른발로 11골, 왼발로 12골을 터트렸다. 반면 살라는 'PK 득점'이 5골이나 됐다. 골 순도에선 단연 손흥민이며, 앞으로도 나오기 힘든 대기록이다.
손흥민은 후반 막판 다리 경련으로 쓰러질 정도로 다 쏟아부었고, 드라마의 결말은 해피엔딩이었다. 그는 "예상하지 못했는데 트로피가 정말 무겁다"며 활짝 웃었다. 그리고 진심을 토해냈다. "득점왕을 어렸을 때부터 꿈꿔왔다. 그런데 지금 내 손 안에 있다. 믿을 수 없다. 이 상을 받게 돼 정말 놀랍다." 동료들에게도 감사의 말을 잊지 않았다. "골을 넣을 때까지 큰 찬스를 놓쳐서 정말 속상했다. 그래도 포기하지 않았다. 동료들이 나를 도와주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안토니오 콘테 감독과는 더 특별했다. 그라운드에서 손흥민의 득점왕 등극을 가장 기뻐한 인물은 콘테 감독이다. 그는 휘슬도 울리기 전에 이미 격하게 포옹하며 축하의 말을 건넸고, 경기 후에도 따뜻하게 품에 안았다.
그는 "손흥민의 위대한 성취다. 손흥민이 약간의 압박감을 느꼈지만 다행히 득점왕에 올라 매우 기쁘다. 오늘 우리는 두 가지 목표를 세웠다. 첫 번째는 챔피언스리그에 진출이었고, 둘째는 손흥민이 득점왕이 될 수 있도록 돕는 것이었다. 둘다 달성했다"며 미소지었다.
2022년 5월 23일, 손흥민은 EPL의 역사가 됐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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