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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에서 인정받는 손흥민의 '순수 EPL 20골', 그래서 알아본 K리그의 '논 페널티 골' 역사

윤진만 기자

기사입력 2022-05-11 13:38 | 최종수정 2022-05-12 05:30


FC서울과 인천 유나이티드의 현대오일뱅크 K리그 2012 경기가 28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렸다. 서울 데얀이 후반 자신의 두번째골을 터뜨린 후 기뻐하고 있다.
상암=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12.05.28/

[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영국 현지에선 최근 손흥민(30·토트넘)의 '논 페널티(Non-Penalty)' 득점에 주목하고 있다. BBC의 간판 프로그램인 '매치 오브 더 데이'는 손흥민이 2021~2022시즌 프리미어리그에서 20골을 페널티킥골 없는 순수 필드골로 기록해, 이 부문 최고라는 사실을 조명했다. 축구 기록에서 '논 페널티' 부문은 따로 기록하거나 시상하지 않는다. 하지만 특정 선수들의 득점 순도를 비교할 때 유용하게 쓰인다. BBC는 손흥민이 실제 득점 선두인 모하메드 살라(리버풀) 보다 득점 순도가 높다는 사실을 알리기 위해 '논 페널티' 그래픽을 화면에 띄웠다. 살라의 실제 득점은 손흥민보다 2골 많은 22골이지만, 페널티 득점을 빼면 17골이다.

이 '논 페널티'를 K리그에도 적용하면 재밌는 스토리를 여기저기서 발견할 수 있다. '하나원큐 K리그1 2022' 11라운드 현재, 무고사(인천)와 조규성(김천)이 나란히 8골을 넣으며 득점 선두권을 형성하고 있다. 이들의 득점에서 페널티를 빼면 5명이 공동 선두로 올라선다. 무고사, 엄원상(울산) 주민규(제주) 고재현(대구) 허용준(포항)이 '논 페널티'로 5골씩 넣었다. 페널티로 4골을 넣은 조규성의 '논 페널티' 득점은 4골이다. 현재까지 조규성의 전체득점에서 페널티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다는 걸 확인할 수 있다.

지난 시즌 총 22골을 넣으며 득점왕을 차지한 주민규의 '논 페널티 '득점은 16골. 라스(수원FC)와 동률이다. 라스는 18골 중 단 2골만을 페널티로 넣었다. 두 선수는 똑같은 수의 필드골을 만들었다. 이렇듯 K리그 역사에서 실제 득점 순위와 '논 페널티' 순위가 다른 경우가 허다했다. 2018년이 대표적이다. 당시 득점왕은 말컹(경남)이었다. 26골을 폭발했고, 페널티골은 4골이었다. 같은 기간 득점 2위 제리치(강원)는 24골을 모두 필드골로 채웠다. 이번 시즌 프리미어리그의 살라-손흥민의 관계와 비슷했다고 할 수 있다. 2016년 득점왕 정조국(광주)은 20골을 몰아치며 '제3의 전성기'를 누렸다. 20골 중 페널티골은 7골이었다. '논 페널티'로 넣은 13골은 득점 5위 로페즈(전북), 6위 데얀(서울)과 같았다.


2020 K리그1 개막전 전북 현대와 수원 삼성의 경기가 8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렸다. 전북 이동국이 선취골을 넣은 뒤 덕분에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전주=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20.05.08/
내년이면 출범 40년째를 맞이하는 K리그 역사에서 페널티 없이 득점왕을 차지한 사례는 9번 뿐이다. 1983년 박윤기(당시 유공·9골), 1985년 피아퐁(럭키금성·12골), 1988년 이기근(포철·12골), 1990년 윤상철(럭키금성·12골), 1991년 이기근(포철·16골), 2002년 에드밀손(전북·14골), 2007년 까보레(경남·18골), 2011년 데얀(서울·24골), 2014년 산토스(수원·14골)가 필드골로만 득점 1위를 기록했다. 데얀은 2012년 역사상 단일 시즌에 가장 많은 필드골(27골)을 작성했다.

통산 최다 필드골 기록 보유자는 최다골 기록 보유자와 일치한다. '전북 레전드' 이동국이다. 총 214골 중 논 페널티로 172골을 넣었다. '논 페널티' 순위(K리그1 기준)를 매겨보면, 이동국의 뒤를 이어 데얀(166골), 김신욱(112골), 산토스(87골), 윤상철(81골) 우성용(75골) 김은중(73골) 김도훈(73골) 스테보(70골), 정조국(69골)이 나머지 톱10을 구성한다. 이기근은 K리그에서 PK 득점이 하나도 없는 득점자 중 최다골(65골)을 보유했다. 현역 중에선 한교원(전북)이 59골로 가장 많다.

'BBC 매치 오브 더 데이' 진행자는 "(현역시절 페널티로 많은 골을 넣은)앨런 시어러가 (손흥민의)이런 기록을 소개하는 걸 별로 달가워하지 않을 것"이라고 조크했다. K리그에도 이런 '논 페널티' 역사가 있다는 것 정도로만 받아들이면 좋겠다.
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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