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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이원만 기자] "빨리 팀에 적응하는 모습을 보고싶었습니다."
그러나 이런 기대감은 이내 아쉬움으로 바뀌었다. 구자철은 좀처럼 K리그의 경기 흐름에 적응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였다. 급기야 경기 시작 22분 만에 부상으로 교체됐다. 세트피스에서 점프 후 착지하고 나서 왼쪽 허벅지를 부여잡았다. 햄스트링 쪽에 문제가 발생한 것이다. 운동선수들이 근육을 갑자기 무리하게 사용할 때 흔히 발생하는 부상이었다.
남 감독은 "팀 훈련 때 구자철이 상당히 좋은 컨디션을 보여줬고, 본인도 하고자 하는 의지가 대단했다. 나 역시 구자철이 빨리 팀에 녹아드는 모습을 보고 싶었다"며 울산전 선발 기용의 이유를 밝히며 "뜻하지 않은 부상이 생겨 너무 아쉽다. 일단은 회복에 주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구자철의 부상은 제주로서는 안타까운 소식이다. 하지만 냉정히 말해 전력면에서 크게 손실이 발생했다고 보긴 어렵다. 애초에 동계 훈련에서 이번 시즌 전력을 세팅하고, 시즌을 준비할 때 구자철은 없었다. 이미 남 감독의 구상대로 팀이 만들어진 상황에서 추가전력으로 합류한 것이라 구자철이 잠시 이탈했다고 해서 제주 전력이 흔들리는 건 아니다.
오히려 이번 부상으로 구자철이나 제주 양쪽에 좀 더 차분하고 신중하게 준비할 수 있는 시간이 생겼다고 볼 수 있다. 더구나 K리그는 2022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조별리그 일정으로 5월 초까지 약 한달간 휴식에 들어갔다. 다소 조급했던 선발 출격의 데미지를 극복하고, 제주나 구자철이 모두 더 단단해질 수 있는 시간이 생긴 것이다. 구자철과 제주는 '두 번째 실패'를 반복하기 위해 다시 처음부터 준비하고 있다. 아직은 여유가 있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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