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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리뷰]'구자철 부상→김영권 퇴장' 울산, 10명이 싸우고도 제주 2-1 제압

김성원 기자

기사입력 2022-04-05 21:18 | 최종수정 2022-04-05 21:23



[서귀포=스포츠조선 김성원 기자]이름값과 현실은 또 달랐다. 11년 만에 K리그로 돌아온 제주 유나이티드의 구자철이 5일 제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22' 8라운드 울산 현대와의 홈경기에서 첫 선발 출전했다.

남기일 제주 감독은 경기를 앞두고 "정말 오랜만의 선발 출전이다. 구자철은 100% 몸상태가 아니다. 큰 기대를 하기에는 어려울 수도 있다"면서도 "뛰면서 컨디션을 올릴 것이다. 중요한 경기이기 때문에 역할을 할 수 있는 부분이 있어 선발로 투입했다"고 밝혔다.

구자철은 전 소속팀 카타르 알 코르에서 제대로 경기를 소화하지 못했다. 지난달 6일 공식 입단 기자회견 후 본격적으로 몸을 만들기 시작했고, 사흘 전인 2일 대구FC전에서 후반 43분 교체로 첫 선을 보였다.

그러나 '욕심'이 화를 불렀다. 구자철은 전반 18분 만에 세트피스 과정에서 점프를 한 후 착지하다 왼쪽 허벅지를 뒷근육을 부여잡았다. 햄스트링 부상이었다. 그것이 끝이었다. 그는 전반 22분 주민규와 교체됐다. 플레이에도 시간이 더 필요해 보였다. 공격과 미드필더를 오갔지만 경기 템포에 적응하지 못해 겉돌았다. 볼을 잡는 횟수도 현저히 적었다.

홍명보 울산 감독도 아쉬웠다. 구자철은 홍 감독의 애제자다. 20세 이하, 올림픽, A대표팀에서, 긴 시간을 함께했다. 구자철의 K리그 복귀를 누구보다 기뻐했다. 홍 감독은 경기 전 기자회견에서 "경기 전 밖에서 잠깐 만났는데 좀 빨리 복귀한다는 느낌은 든다. 그래도 K리그에서 오랜만에 봐서 반가웠다"고 웃었다. 그러나 쓸쓸하게 퇴장하는 모습은 홍 감독도 원하는 그림이 아니었다.


경기에서는 울산이 수적 열세를 극복하고 2대1로 승리하며 선두 자리를 굳게 지켰다. 울산은 경기 시작 3분 만에 아마노가 프리킥으로 제주의 골망을 흔들었다. 울산의 일방적인 공세가 이어졌고, 제주는 전반 11분 일찌감치 2장의 교체 카드를 꺼내들었다.

그리고 전반 44분 큰 변수가 생겼다. 국가대표 중앙수비수 김영권이 제주의 역습을 제지하다 주민규를 발로 차 '다이렉트 퇴장'을 당했다. VAR(비디오판독)을 거쳤지만 판정은 번복되지 않았다. 뒤이어 제주의 동점골이 터졌다. 전반 인저리타임인 47분 이창민의 코너킥을 김오규가 헤더로 응수, 골네트를 갈랐다.

후반 제주가 수적 우세를 앞세워 거칠게 몰아세울 것으로 예상됐지만 울산의 전력은 견고했다. 후반 6분 만에 결승골도 나왔다. 이청용의 패스를 받은 엄원상이 시즌 3호골을 작렬시키며 대세를 갈랐다. 제주는 후반 30분 조나탄 링과 윤빛가람을 투입하며 반전을 노렸지만 울산 수문장 조현우를 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울산의 올 시즌 K리그 무패행진은 8경기로 늘어났다. 6승2무를 기록, 가장 먼저 승점 20점 고지를 밟았다. 반면 제주는 울산을 잡을 절호의 기회를 살리지 못하고 시즌 2패째를 당하며 3위(승점 12)를 유지했다.
서귀포=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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