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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리그 극초반을 관통하는 키워드는 '이진법'…팬들은 골이 고프다

윤진만 기자

기사입력 2022-03-03 16:31 | 최종수정 2022-03-04 05:30


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지난 1~2일에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22' 3라운드에서 1대0 스코어가 4경기, 0대0 스코어가 1경기였다. 2골 이상이 나온 경기는 2대1 스코어가 나온 울산-수원FC전이 유일했다.

이러한 '0과 1의 향연'은 3라운드에만 국한되는 게 아니다. 아직 시즌 극초반이긴 하지만, 전국적으로 골 가뭄 현상이 목격된다. 3라운드 현재, 리그 총 득점이 28골에 불과하다. 경기당 평균 약 1.56골이다. 스플릿라운드 도입 이후 12개팀 체제가 구축된 2014년부터 1~3라운드에서 경기당 평균 득점이 2골을 밑돈 건 올시즌이 유일하다. 2014년부터 지난해까지 1~3라운드에서 39골-43골-45골-41골-47골-40골-37골-41골이 각각 나왔다. 올시즌 득점 기록은 2018시즌 기록의 약 59.6% 수준이다.

팀별로 뜯어봐도 3경기 연속 골맛을 본 팀은 울산(총 4골), 인천(3골), 포항(6골) 등 3팀 뿐이고, 멀티골을 한번 이상 기록한 팀은 포항, 울산(이상 2회), 서울, 김천, 강원(이상 1회) 등이다. 강원, 전북, 대구, 제주, 수원, 성남, 수원FC 등 7팀은 경기당 평균 득점이 1골을 밑돈다. 팀들의 무득점 횟수만 다 합쳐도 18회로, 스플릿라운드 도입 이후 최다다. 선수별로는 허용준(포항, 3골) 고재현(대구) 아마노(울산, 이상 2골) 등 총 3명만이 2골 이상을 낚았다.

현장에선 복합적인 이유로 K리그 무대에 '이진법 축구'가 펼쳐지고 있다고 진단한다. 우선, 올시즌 K리그는 11월에 개막하는 2022년 카타르월드컵 여파로 역대 가장 이른 2월 중순에 개막했다. 대부분의 팀이 준비가 덜 된 상태로 시즌에 돌입했다. 한 겨울 쌀쌀한 날씨에 선수 컨디션, 잔디 컨디션 모두 최적의 상태와는 거리가 멀다. 경기력 유지에 어려움을 토로한다. 이런 이유로 '모험'보단 '안정'에 초점을 맞춰 실리적인 방식으로 경기를 운용하는 팀이 많아 빈틈을 찾기 어렵다.

에이스들의 침묵도 빈공의 주요 요인으로 꼽힌다. 지난시즌 득점 1~5위인 주민규(제주) 라스(수원FC), 구스타보, 일류첸코(이상 전북), 뮬리치(성남)까지 모두 약속이나 한듯 3라운드까지 침묵 중이다. 대구FC 듀오 세징야와 에드가 역시 골맛을 보지 못했다. 전체 득점 중 외인 선수들의 득점(6) 비율은 약 21.4%에 불과하다. 2018시즌(46%)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

K리그는 빨리 시작했는데, 주요 외인 선수들은 대부분 1월 초중순 입국했다. 자가격리까지 진행해 제대로 몸을 끌어올릴 시간이 턱없이 부족했다. 실전을 훈련삼아 몸을 끌어올려야 한다. 외국인 공격수를 주전으로 '세팅'한 팀의 '폼'이 정상일 리 없다. 반면 전술적으로 잘 갖춰졌거나, 국내 선수들의 '폼'이 좋은 팀, 즉 준비가 잘 된 팀이 당연히 초반에 선전을 이어가고 있다.
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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