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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 용 기자] "골을 넣으면서 자신감이 올라오는 것 같다."
지난 시즌까지 뛴 친정 김천을 상대로 기록한 골이었고, 역전 발판을 마련할 수 있는 중요한 골이라 의미가 있었다. 여기에 개막 후 2경기 연속골이기도 했다.
허용준은 지난달 20일 열린 제주 유나이티드와의 개막전에서도 후반 25분 교체로 출격, 멀티골을 몰아치며 3대0 승리에 쐐기를 박았다. 제주전 멀티골이 운이 아니라는 듯, 김천전에서도 완벽한 득점 감각을 뽐냈다.
사실 허용준은 최전방 공격수가 아니다. 지난 시즌부터 마땅한 스트라이커 자원이 없는 팀 사정상, 이승모와 함께 전방을 지키고 있다. 본인 스스로 "내 주포지션은 왼쪽 측면"이라고 할 정도로 윙어로서의 자부심이 강하다.
하지만 팀을 위한 희생이 빛나고 있다. 김기동 감독은 김천에서 예사롭지 않은 골감각을 보여준 허용준을 이번 시즌 최전방 공격수 대체 자원으로 일찌감치 점찍었었다. 허용준도 동계 전지훈련부터 팀 상황에 맞게 골잡이로서의 준비를 소홀히 하지 않았다.
김 감독은 허용준에 대해 "자신의 포지션이 아닌 스트라이커로 뛰면서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것 같다. 그래도 골을 넣으면서 자신감이 올라오고 있다"고 말하며 "원래 슈팅력이 좋다. 2019 시즌에도 골대를 맞히거나 상대 골키퍼의 선방에 득점이 되지 않았을 뿐이다. 이번 시즌은 더 많은 찬스를 만들며, 팀에 큰 도움을 줄 것 같다"고 전망했다.
허용준은 이번 시즌을 앞두고 "공격수로서 매 시즌 공격 포인트 10개를 채우자는 목표를 정했었다. 그건 변하지 않는다. 그리고 새롭게 세운 목표가 시즌 종료 후 시상식에 가자는 것이었다. 올해 K리그 시상식에 가고 싶다. 공격 포인트를 많이 쌓아야 할 것 같다"는 각오를 밝혔었다.
포항은 새 외국인 스트라이커 모세스의 컨디션이 아직 경기를 뛸 수준이 아니다. 당분간 허용준에게 기회가 돌아갈 가능성이 높다. 지금 상승세만 잘 이어간다면 시상식에 가고 싶다는 그의 바람은 꿈이 아닌 현실이 될 수 있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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