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한경기 이겼을 뿐인데…강원에 새로운 신바람이 분다

최만식 기자

기사입력 2022-02-21 16:36 | 최종수정 2022-02-22 06:01


성남전 승리 뒤 환호하고 있는 강원 선수단. 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강릉=스포츠조선 최만식 기자] '독수리' 최용수 강원FC 감독은 20일 성남FC와의 홈 개막전 승리(2대0)를 이끈 뒤 "이제 첫술을 떴을 뿐인데…, 계속 달라지는 모습을 보이겠다"고 말했다.

선수들의 방심을 경계하기 위해 일부러 큰 의미를 두지 않으려는 소감이다. 한데 단순한 '한 경기 이겼을 뿐인데…'가 아니었다. 구단과 팬들은 보이지 않지만 더 많은 걸 얻었다. 새로운 신바람이다.

우선 신바람 관련 '웃픈' 뒷이야기가 있다. 구단주인 최문순 강원도지사가 마침내 징크스를 털어낸 사연이다. 최 지사는 그동안 강원 홈경기를 마음 편히 방문하지 못했다. 최 지사가 방문할 때면 승률이 너무 낮았기 때문이다. 모든 경기를 패한 것은 아니지만 '지사님이 오면 패한다'는 고정관념이 생겼을 정도란다. 지난해 12월 12일 강원과 대전의 승강플레이오프 2차전(4대1 승) 때도 징크스가 두려워 '직관'을 하지 못했다니 말 다했다.

그랬던 최 지사는 말못할 딱한 사정을 이번에 시원하게 날렸다. 개막전 축사를 위해 '큰 용기'를 내 이영표 대표와 함께 춘천에서 강릉으로 달려온 최 지사는 마침내 승리로 경기가 끝나자 활짝 웃었다. 이 대표는 "'이제 마음의 짐 내려놓으시고 편하게 오셔도 된다'고 축하해 드렸다"고 말했다.


지난해 승강플레이오프에서 극적으로 승리한 뒤 열광하고 있는 최용수 감독. 스포츠조선DB
최 감독도 신바람에서 빼놓을 수 없다. 성남전 전반 19분쯤 강원 벤치 뒤쪽 관중석에서 폭소가 터졌다. 최 감독의 '벤치 버럭' 때문이었다. 느슨해진 선수들을 향해 우스꽝스럽게 호통치는 소리가 고스란히 전달된 것. 강원 팬 김동우씨는 "최 감독이 강원에 부임하기 전 예능프로그램에서 인기를 끌어서 그런지, 최 감독의 리액션을 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예능 프로 보는 것 같다"며 웃었다.

강원 팬들의 신바람은 수치로도 나타난다. 20일 영하의 추운 날씨를 뚫고 찾은 관중은 1933명. 여건이 좋은 다른 팀에 비하면 미미한 수준이지만 관중 순위 8위를 했던 작년(19경기 평균 1327명)과 비교하면 긍정적인 출발 신호다.

구단 공식 SNS인 인스타그램, 유튜브 등에서도 팬들 반응이 폭발적이다. 페이스북의 경우 21일 오후 현재 개막전 승리 소식에 '좋아요' 반응은 373명으로 올해 들어 최고 기록이다. 인스타그램에서도 잔류 확정(1991명) 이후 가장 많은 771명이 개막전 승리 소식에 열광했다.


강원 구단 관계자는 "1월 1일 이후 인스타그램은 3.3%(633명), 유튜브는 1.5%(100명)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면서 "특히 최 감독 부임 이후 유튜브 구독자가 약 35%(1706명) 급상승했다"고 말했다. 지난 1월 24일부터 판매에 들어갔던 시즌권(300장) 판매도 조기 매진을 기록했다.

결국 강원 축구의 신바람은 2개월 전 '잔류 드라마'를 찍었을 때부터 불기 시작했고, 이번 개막전 승리로 풍속이 급속히 높아진 셈이다.

최 감독은 "우리팀 축구만 달라지는 게 아니라 강원 팬심도 바꿔놓는 신바람을 전하겠다"고 다짐했다.
강릉=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


2022 임인년 신년운세 보러가기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