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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V9]'인생수비' 홍정호를 빼놓고 올 시즌 전북 우승을 논할 수 없다

박찬준 기자

기사입력 2021-12-05 13:35 | 최종수정 2021-12-06 06:30



[전주=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올 시즌 전북 현대의 우승은 '캡틴' 홍정호를 빼놓고 설명할 수 없다.

올 시즌 전북의 중요한 순간마다 홍정호가 있었다. 홍정호는 9월5일 FC서울과의 원정경기에서 자신의 실수로 꼬인 경기를 혼자 힘으로 마무리했다. 3-3이었던 후반 추가시간, 극적인 결승골로 팀을 승리로 이끌었다. 이 전까지 1무1패로 주춤하던 전북은 이 경기 승리를 기점으로 리그 9경기에서 7승2무의 가파른 상승세를 타며 선두로 뛰어올랐다. 지난달 28일 대구FC전(2대0) 결승골도 빼놓을 수 없다. 직전 수원FC전 2대3 패배로 흔들리던 상황, 홍정호는 힘겨운 대구 원정길에서 선제골로 분위기를 바꿨다. 이 골로 전북은 울산과의 격차를 승점 2점차로 벌렸다.

백미는 역시 지난 9월10일 울산전이었다. 후반 41분 울산 이동준이 헤딩슛을 시도했고, 이를 막기위해 전북 골키퍼 송범근이 뛰어나왔다. 공은 골키퍼 뒤를 넘어 골문으로 향했지만, 홍정호가 전력 질주해 몸을 날려 공을 걷어냈다. 홍정호의 이 '인생 수비'로 경기는 0대0으로 마무리됐다. 실점했더라면 올 시즌 울산전 3연패에 승점차가 7점차로 벌어지며, 사실상 우승이 울산쪽으로 향할 수 있었다. 올 시즌 우승경쟁을 관통한 '올해의 플레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홍정호는 올 시즌 '제2의 전성기'를 보내고 있다. K리그 최고의 수비수로 평가받고 있다. 홍정호의 활약 속 전북은 리그 최소 실점(37실점)을 기록 중이다. 전북이 올 시즌 다소 부침있는 모습으로 흔들리던 상황에서, 중심을 잡아준 것이 단연 홍정호의 단단한 수비다. 잦은 부상으로 고생했던 홍정호는 올시즌 35경기에 출전하며 전북 수비를 이끌었다. 파울루 벤투 A대표팀 감독의 외면이 의아할 정도로, 올 시즌 홍정호의 수비는 인상적이다. 높이, 속도, 리딩, 빌드업까지 수비수가 보여줄 수 있는 모든 덕목에서 높은 점수를 받고 있다. 이같은 활약으로 홍정호는 올 시즌 가장 강력한 MVP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홍정호는 5일 펼쳐진 제주 유나이티드와의 최종전에서도 흔들림 없는 모습을 보였다. 일단 지지 않는 경기를 하지 않는게 중요했던만큼, 안정된 수비가 필수였는데, 올 시즌 내내 그랬던 것처럼 또 다시 홍정호의 힘이 빛났다. 주장 완장을 찬 홍정호는 포백을 진두지휘하며, 이날 무실점을 이끌었다. 홍정호는 "일주일 동안 잠을 못잤다. 꼭 이겨야 하는 경기라 부담감에 잠을 설쳤다. 확실한 목표가 있었기에 모두가 하고자 하는게 보였다. 감독님도 경기 전 준비 잘했기에 잘할 수 있을거라고 하셨다. 부담은 있었지만 이길 자신 있었고, 결과도 잘 나왔다"며 "올 시즌 시작하기 전 주장이 됐다. 동국이형이 주장 역할을 잘했기에 잘할 수 있을까 하는 부담이 있었다. 선수들과 감독님이 뽑아준 만큼, 매경기 잘하려고 했다. 동국이형 반만 하자는 생각으로 했다. 내가 못한 부분을 철순이형, 용이형이 잘 잡아줬기에 첫 주장 치고는 잘했다고 생각한다"고 웃었다.

시상대에서 선 홍정호는 올 시즌 전북을 대표해 트로피를 들었다. 그는 그럴 자격이 충분했다.


전주=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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