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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한 달 넘은 '백승호 사가'가 '전북 입단'으로 마무리됐다. 구단-선수간 갈등은 이제 구단-구단간 갈등으로 옮겨붙을 전망이다.
이후로도 논란은 쉬이 가라앉지 않았다. 수원은 2차 합의를 무시하고 통보 없이 전북 구단과 협상했다고 주장했다. 다른 구단으로 가길 원할 경우, 2010~2012년 유학시절 지원한 3억원과 손해배상액을 지불하라는 점을 확실히 했다. 백승호측은 '2차 합의가 무엇인가. 수원 그룹에서 감사가 나와 직원이 지원금이 문제가 될 수 있으니 도와달라길래 자필 각서 후 2차 합의서를 만들어 요구해서 서명을 했을 뿐이다. 바르셀로나에서 징계를 받던 시기에 매탄고로 가겠다고 했을 때 막은 건 수원 구단이다. 증명할 수 있다. 통보 없이 바르셀로나 유스팀에 입단해 1차 합의(*3년 뒤 매탄고에 입단한다)를 위반했다고도 하는데, 계약을 맺을 때 수원 직원이 2박3일 일정으로 다녀갔다. 이름까지 댈 수 있다'며 맞섰다.
2월 25일 첫 미팅 자리에서 서로의 입장차만 확인했다. 이후 백승호측은 '(우선입단권이 있는)수원 구단에 입단할 생각이 있으니 3월 5일까지 영입제안서를 달라'는 내용증명을 구단측에 보냈다. 백승호가 직접 구단을 찾아가 읍소하기도 했다. 수원은 직접 다름슈타트에 연락을 취해 백승호와 유스 시절 맺은 계약에 대해 알리고, 백승호의 계약 상태를 체크했다. 선수 영입이 하루빨리 성사되길 바랐던 다름슈타트측은 '너희가 얘기하는 건 축구와 관련없는 일이다. 먼저 선수와 연봉 협상을 한 뒤 우리와 협상을 진행하자'고 답했다. 수원은 3월 5일 이후에도 영입제안을 하지 않았다. 스쿼드가 이미 완성된 상태이고, 팬 여론도 좋지 않다는 이유에서였다.
그러는 사이 K리그 등록 마감일인 3월 31일이 다가왔다. 축구계에선 백승호가 결국 K리그 복귀가 무산돼 다름슈타트로 돌아갈 수 있다는 추측이 나오기 시작했다. 29일 양측은 다시 만났다. 구단은 이 자리에선 처음으로 구체적인 손해배상액을 언급했다. 지원금 3억원, 법정이자 1억2000만원, 백승호의 추정 이적료(*약 80만 유로)를 더해 약 14억2000만원을 내야 K리그 다른 구단으로 이적할 수 있다고 못박았다. 지원금의 4배가 넘는 금액이 테이블 위에 올라오자 선수측은 당황했다는 후문이다. 사실상 데드라인으로 여겨진 29일 만남도 별 소득없이 마무리됐다.
양측이 평행선을 달리던 사이, 한발 떨어져 사태를 지켜보던 전북이 3월 마지막주 주말을 전후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전북이 선수를 위해 나설 수 있다'는 말이 축구계에 돌았다. 김상식 전북 감독이 '나를 믿고 비행기를 탄 선수를 나몰라라 할 수 없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2월 협상 당시 프로축구연맹, 스페인축구협회 등을 통해 선수와 계약하는 데 문제가 없다는 해석을 받은 전북은 29일 마지막 회의 끝에 영입 버튼을 눌렀다. 전북이 낙동강 오리알 신세가 될 뻔한 백승호를 품으면서 이제 '백승호 사가'는 전북과 수원의 싸움으로 옮겨붙을 가능성이 커졌다. 수원은 '백승호가 전북과 계약하는 순간 돈으로 해결 못할 문제가 된다. 법적 소송으로 가겠다'는 강경 입장을 나타낸 바 있다.
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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